[KISTI 과학향기]화성의 달, 포보스로 알아보는 위성 탄생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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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위성이란 행성 따위의 둘레를 도는 천체를 말한다. 미항공우주국(NASA)과 국제천문연맹(IAU)의 최근 자료를 종합해보면 우리 태양계의 여덟 행성 주변을 맴도는 위성은 173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위성들이 발견되고 있는 만큼 이 숫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ISTI 과학향기]화성의 달, 포보스로 알아보는 위성 탄생의 비밀

행성이 어머니라면 위성은 그 자식과 같은 존재로, 목성과 토성은 무려 60~70개의 위성 식구를 거느리고 있는 반면, 수성과 금성은 자식이 하나도 없는 외로운 신세이며, 지구는 달 1개, 화성은 2개를 갖고 있다.

이 붉은 행성의 궤도를 돌고 있는 두 개의 작은 위성,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지구의 달보다 훨씬 작은 것으로, 초기 태양계의 형성에 관한 여러 가지 비밀을 지니고 있는 우주 암석이다.

화성 위성인 포보스(위)와 데이모스(아래). 화성 표면을 탐사하는 NASA의 큐리오시티가 2013년 8월 1일 한 화면으로 잡았다.(출처:NASA/JPL-Caltech)
<화성 위성인 포보스(위)와 데이모스(아래). 화성 표면을 탐사하는 NASA의 큐리오시티가 2013년 8월 1일 한 화면으로 잡았다.(출처:NASA/JPL-Caltech)>

◇화성의 두 달, 포보스와 데이모스

화성의 주위를 도는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각각 지름 27㎞, 16㎞의 작은 '몸집'을 가지고 있다. 이는 지구의 반 정도인 화성 지름 6,760km의 300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지구의 달은 지구 지름 12,875km의 약 4분의 1인 3,380km 지름을 갖고 있다.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형태는 감자처럼 울퉁불퉁하여 위성이라기보다 소행성과 흡사하다. 천체의 형태를 결정짓는 것은 중력으로, 천체가 공처럼 둥글려면 적어도 지름이 250km는 넘어야 하는데, 화성의 달들은 크기가 너무 작아 중력이 지배적인 힘으로 작용하지 못해 감자꼴이 된 것이다. 화성 바깥으로는 소행성들의 영역인 소행성대가 있다.

화성의 두 달,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화성의 적도면 근처를 거의 원 궤도를 그리며 도는데, 포보스는 화성 표면에서 불과 6000km 떨어진 곳을 돌고 있다. 태양계의 행성 중 위성과 거리가 가장 가깝다. 지구와 달의 거리가 평균 38만㎞인 것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가까운지 알 수 있다.

NASA의 화성정찰위성이 찍은 포보스. 6,8800km 거리에서 촬영했다.(출처: NASA)
<NASA의 화성정찰위성이 찍은 포보스. 6,8800km 거리에서 촬영했다.(출처: NASA)>

◇'소행성 충돌'이 답이다

'초미니 달'인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천문학자들의 머리를 싸매게 했다. 도대체 모행성인 화성과 이토록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게 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화성 위성들의 기원에 대해 연구한 결과 그들이 소행성대에서 붙잡혔을지도 모른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하나는 붉은 행성 주변에 파편 고리들이 쌓여서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다. 두 위성 모두 적도 부근에서 거의 원형 궤도를 이룬다는 사실은 충격에 의해 탄생한 강력한 증거다.

'포보스 미스터리'에 대한 믿을 만한 답은 최근 미국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에서 나왔다. 연구소측은 포보스와 데이모스가 초기 화성과 왜소행성의 충돌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사우스웨스트연구소는 유체역학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해 초기 화성과 왜소행성의 충돌과정을 시험했고, 특히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작은 크기와 가까운 궤도 거리의 원인을 찾는 데 주력했다. 각기 다른 소행성과 초기 화성과의 충돌 시뮬레이션을 거친 결과, 초기 화성에 소행성대의 가장 큰 천체인 베스타나 세레스 정도의 왜소행성과 충돌했을 때 현재 형태 및 크기의 포보스와 데이모스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베스타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으로 지름 530㎞ 정도이며, 세레스는 지름이 973㎞의 왜행성이다.

연구를 이끈 사우스웨스트연구소의 로빈 캐노프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우주에서 달이 생성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믿음이 깨졌다는 사실”이라면서 “천체간의 작은 충돌로도 달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화성정찰위성이 찍은 데이모스. 매끄럽게 보이는 표면에 최근 충돌한 것으로 보이는 크레이터가 흩어져 있다.(출처: NASA/JPL/University of Arizona)
<화성정찰위성이 찍은 데이모스. 매끄럽게 보이는 표면에 최근 충돌한 것으로 보이는 크레이터가 흩어져 있다.(출처: NASA/JPL/University of Arizona)>

연구에 따르면, 화성의 두 달이 화성에서 유래하는 재료로부터 주로 파생된 것인 만큼 대부분의 원소 조성은 화성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0억 년 동안 화성 둘레를 쉼없이 돌던 이 두 위성은 머지않아 운명이 바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포보스는 100년에 1.8m씩 나선형으로 추락하는 중이며, 약 5천만 년 후에 화성 표면에 충돌할 것으로 예측된다. 데이모스는 천천히 나선형으로 화성에서 떨어져나가 충돌의 운명을 피할 것이다.

참고로, 지구의 달 역시 매년 3.8cm씩 멀어져가고 있어 10억 년 후에는 지구와 이별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회자정리(會者定離)는 우주의 법칙이기도 하다.

2024년 일본항공우주국(JAXA)은 화성 위성들을 방문하기 위해 '화성 위성 탐사(Mars Moons eXploration:MMX)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MMX는 포보스의 표면에 착륙하여 샘플을 채취한 후 2029년에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글: 이광식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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