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지나서야···재난망 본사업 9월 착수

정부가 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본사업을 시작한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논의를 시작했지만 여러 이유로 15년간 표류하던 재난망이 마침내 구축된다.
정부가 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본사업을 시작한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논의를 시작했지만 여러 이유로 15년간 표류하던 재난망이 마침내 구축된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논의를 시작한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이 15년 만에 구축된다.

행정안전부는 4일 재난망 본 사업을 위한 사전 규격을 발표했다. 오는 9월에 공식 착수한다. 사업 규모는 총 1조7000억원으로, 단말 구매비 등을 제외한 9000억원 규모 구축·운영사업자를 선정한다. 〈본지 4월3일자 2면 참조〉

본 사업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3년(1·2·3단계), 운영은 2019~2025년 7년이다. A사업구역(대전, 세종, 충남, 대구, 경북, 제주, 서울), B사업구역(강원, 광주, 전북, 전남, 경기), C사업구역(충북, 부산, 울산, 경남, 인천)으로 나눠 각각 3단계에 걸쳐 추진한다.

A사업구역을 담당하는 사업자는 서울부터 대전까지 3년 동안 망을 설치하고, 2025년까지 운영을 담당한다. 행안부가 이 같은 일괄발주 방식을 택한 건 사업 연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조달 기간 단축으로 행정력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사업자 책임감도 높이려는 의도다.

심진홍 행정안전부 재난망사업단장은 “본 사업이 오랫동안 지연돼 사업을 준비한 중소기업 어려움이 컸다”면서 “본 사업 발주로 중소기업 어려움 해소에 기여하고 '국민 안전'이라는 재난망 구축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본 사업은 한 사업구역을 수주하면 운영까지 책임지는 데다 한 사업자가 A·B·C 사업구역을 독식할 수 있기 때문에 혈전이 불가피하다. 운영센터(서울·대구) 설치가 포함되고 사업 규모가 4026억원으로 가장 큰 A사업지역에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사업자와 장비 제조사, 단말기 전문업체, 솔루션 개발사는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강원도 시범 사업을 담당한 KT와 SK텔레콤은 물론 LG유플러스도 사업 수주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장비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의 참여가 유력하다. 앞으로 있을 단말 입찰에는 삼성전자, 사이버텔브릿지, 에이엠텔레콤 참여가 예상된다.

남백산 사이버텔브릿지 대표는 “재난망 통신 기술로 와이브로가 논의될 당시부터 푸시투토크(PTT) 분야에서만 기술력을 축적하며 준비해 왔다”면서 “모든 준비를 마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난망은 경찰, 소방, 해경, 지방자치단체 등 33개 재난 관련 기관들의 각각 다른 재난통신망을 단일 통신망으로 구축하는 게 목표다. 테트라, 아이덴, 초단파(VHF), 극초단파(UHF) 등을 700㎒ 대역 공공안전-LTE(PS-LTE) 기술로 단일화하면 일사불란한 지휘 체계 가동이 가능하다.

2003년에 논의를 시작했지만 외산 독점, 기술 방식 변경 등 이슈가 불거지면서 표류를 거듭했고, 2014년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탔지만 혈세 낭비 논란으로 4년을 허비했다.


〈표〉재난망 본 사업 개요

<표>사업구역 구분

15년 지나서야···재난망 본사업 9월 착수

15년 지나서야···재난망 본사업 9월 착수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