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피 한방울로 산모와 아이 건강 지키는 따뜻한 진단기술

[ET단상]피 한방울로 산모와 아이 건강 지키는 따뜻한 진단기술

임산부는 약 39주 동안 건강한 출산을 위해 수많은 검진을 거쳐야 한다. 고위험 임산부는 산모나 태아가 사망 또는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병 등 분만 전후 합병증 위험에 일반 임신부보다 노출돼 있다. 고위험 임산부는 일반 임산부보다 더 어려운 출산 준비 과정을 보낸다.

고위험 임산부는 매년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중증 임신중독증으로 입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연 평균 24.22%씩 증가했다. 조기진통 입원 진료 환자 수는 연 평균 11.86%씩 증가했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3대 고위험 임산부(조기분만·분만관련 출혈·중증 임신중독증) 입원진료 실 인원은 2만3523명이었다. 올해는 3만3706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계됐다. 전체 임산부 5~7%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건강한 출산을 위해 산전검사는 필수다. 그러나 양수검사, 융모막 융모 검사와 같은 침습 검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산전검사를 받기 꺼리는 임산부도 있다. 침습검사는 태아 염색체 이상 진단에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심리적 부담과 태아 손실 위험성도 있다.

산모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진단기술이 진화했다. 산모 양막이나 태반을 침습하지 않고 혈액만으로 태아 염색체나 유전자 이상과 산모 임신중독증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1997년 데니스 로(Dennis Lo)에 의해 산모 혈장에 태아 DNA가 있다는 것이 발견됐다. 모체를 직접 침습하지 않고도 임신 10주차부터 삼염색체성 질환(다운증후군·에드워드증후군·파타우증후군)과 유전질환 여부를 알 수 있다. '비침습적 산전 기형아 검사(Non-Invasive Prenatal Test, NIPT)' 기술이라 부른다. NIPT는 기존 모체 혈액 검사와 초음파를 이용한 선별검사보다 정확도가 높다. 다운증후군 위양성률이 낮아 융모막 융모 검사나 양수 검사와 같은 침습 검사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산모 혈장 속 태아 cfDNA(cell-free DNA) 양은 평균 10% 정도다. 그 중 산모가 알고 싶어하는 염색체는 더 작은 비율을 차지한다. 더 발달한 진단기술일수록 더 선별된 범위를 표적한다. 이는 검진 비용을 낮추고 분석 시간을 빠르게 한다.

최근 기술은 산모 혈액 안에 있는 태아 DNA 중 다운증후군(21번), 에드워드증후군(18번) 등 관련 염색체만을 표적해 검사한다.

진단 기술 발전은 산모와 태아 소중한 생명도 구한다. 임신 20주 이후 발생하는 단백뇨를 동반한 고혈압성 질환인 임신중독증은 전체 임신부 사망 원인 중 1위다. 지난해만 1만명에 육박하는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

임신중독증 유일한 치료 방법은 출산이다. 기존 방법으로는 임신중독증 심각도와 출산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 임신중독증 환자는 정상 산모보다 혈관 생성 인자 농도는 더 낮아지고, 혈관 억제 인자 농도는 더 높아져 불균형을 초래한다. 여기에서 착안해 산모 혈액에서 혈관 생성 인자(PlGF)와 혈관 억제 인자(sFlt-1)의 비율을 분석해 임신중독증 정확한 진단과 예측이 가능하게 됐다. 최적 분만 시기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집중 산전 관리로 산모와 태아 사망률을 감소시킨다.

“내일 환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오늘 행하라.” 로슈그룹 기업 미션이다. 앞으로도 임산부가 필요로 하는 혁신 진단기술을 개발, 연구하겠다.

김선아 한국로슈진단 마케팅부 프로덕트 매니저 seonah.kim@roch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