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이해선 코웨이 대표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소유에서 공유로 소비 트렌드가 이동하는 것과 맞물리며 렌털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정수기부터 공기청정기나 세탁기 등 가전제품, 매트리스 같은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렌털 품목은 늘어만 간다. 시장이 커지면서 뛰어드는 회사도 늘어나 렌털시장에서 유례없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주목받는 렌털시장에서 국내 1위는 단연 코웨이다. 단순히 1위를 유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쟁 속에서 꾸준히 성장하며 강력한 1위 위상을 뽐낸다. 오래 전부터 두드린 해외시장에서도 주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안정적인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서 성장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코웨이 성장 중심에는 이해선 대표가 있다. 이 대표는 2016년 코웨이 최대 위기였던 얼음정수기 사태 때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많은 고객이 등을 돌리는 최대 위기 상황에서 그의 핵심 임무는 떨어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었다. 그는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코웨이에 대한 고객 시선을 불신에서 신뢰로 바꿔 놓았다. 최고 제품이 사업 최대 가치라는 원칙에 따라 제품과 서비스 우선주의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코웨이를 렌털시장 최강자로 우뚝 서게 만든 그의 경영 스토리와 철학을 들어봤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이해선 코웨이 대표

-2018년도 벌써 상반기가 지났습니다. 상반기 사업을 돌아본다면.

▲상반기는 혁신적 제품 출시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시루직수 정수기와 의류청정기, 액티브액션 공기청정기 등이 주인공이다.

시루직수 정수기는 소비자 요구와 고민을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한 제품이다. 현존하는 필터 중 가장 세밀하게 오염물질을 거르는 RO멤브레인필터에 직수 방식을 선호하는 소비자 요구를 조합해 RO멤브레인필터를 탑재하고도 직수방식을 구현한 유일한 정수기다.

지난 5월 선보인 의류청정기도 혁신적인 제품이다. 의류관리와 공간청정, 스타일링 전신 거울 기능을 제공하는 '사계절 의류청정기'다. 출시 1주일 만에 초도 물량 1000대를 완판했다. 의류 집중 케어 모드는 매일 입는 양복, 교복과 생활주름에 취약한 블라우스에 최적화했다. 더불어 공간 청정은 공기청정뿐 아니라 제습기능도 함께 제공해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데 안성맞춤이다.

실적 면에서는 올해 1분기에 역대 1분기 사상 최대 렌털 판매량인 46만대를 달성했다. 역대 최대 1분기 매출액 6478억원을 기록하고, 해약율은 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 계획도 설명해주세요.

▲사계절 의류청정기, 시루직수 정수기 등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계획이다. 혁신적 서비스 개발도 힘쓸 계획이다. 또 온라인 등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블루버드와 같은 새로운 판매 조직을 더욱 활성화시켜 다양한 고객층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해외 사업에서도 지속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말레이시아,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전략적 행보를 펼칠 생각이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이해선 코웨이 대표

-올해 렌털 시장이 전례 없이 치열한 경쟁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업계 1위로서 코웨이 대응전략은.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역대 1분기 최대 렌털 판매량을 달성했다. 현재 국내 및 해외 총 계정수는 662만으로 국내 578만, 해외 법인 83만6000계정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안에 700만 계정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회사 경영 지침인 '리블루션(Re:BLUETION)'을 앞세워 시장 내 차별적 경쟁력 확보를 통한 지속 성장을 이끌고 있다. 코웨이가 가장 잘하는 일에 핵심기술을 강화한 주력 상품으로 시장 리더십을 굳건히 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독자 필터 시스템 시루(CIROO), 깨끗한 공기 흐름을 만드는 에어 다이나믹스 기술과 같은 차별적 강점을 강화한 신상품으로 사업 정당성을 확고히 해 나가겠다.

-해외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주요 해외 사업 실적과 전망은.

▲10여년 전에 진출한 말레이시아는 올해 70만 계정을 넘어 100만 가까이 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성장성이 좋은 지역이다.

태국도 올해 3월 코디 발대식을 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상대적으로 인구 수가 많은 나라도 환경제품 확대 대상으로 점찍고 있다. 중국 역시 중요한 시장이다.

현재 세계 약 50여개국에 진출했다.

미국 시장도 기대된다. 지난 3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공기청정기 '에어메가'에 아마존 소모품 자동주문 서비스(DRS·Dash Replenishment Service)를 연계한 서비스를 오픈했다. 공기청정기에 아마존 DRS 서비스를 도입한 건 '코웨이 에어메가'가 최초다. DRS 서비스 도입 영향으로 아마존 내 코웨이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현재 시점에 전년 대비 약 두 배 증가했다.

현재 에어메가 구입 고객 중 약 20%가 해당 서비스를 신청해 사용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아마존 DRS 서비스가 일반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수치는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이 서비스는 공기청정기 필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필터 소진 시기를 예상해 잔여 수준이 2% 정도인 경우 고객에게 '배송 예정'이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사용자마다 각기 다른 필터 사용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사용량과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으로 필터 소진 시기를 예측하는 코웨이만의 혁신 기술이다. 앞으로 공기청정기에 이어 정수기까지 DRS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이해선 코웨이 대표

-해외는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데, 마케팅은 어떻게 달라지나요.

▲어느 지역에서나 상품이 첫 번째다. 좋은 품질 상품을 제대로 만들어서 제공해야 한다. 요즘 '가성비' '가심비'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본질은 똑같다. 상품을 잘 만드는 것이 첫 번째다. 그 뒤에 고객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 서비스 마케팅 툴이다. 이 철학은 업종을 막론하고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코웨이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혁신 기술에 관심이 많고, 실제 제품에도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신기술을 어떤 분야와 제품에,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요.

▲IoT 기술을 활용한 공기청정기와 정수기를 중심으로 고객 신뢰를 높이고 편의성을 증대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 알렉사를 세계 최초로 공기청정기에 연결하고, 네이버 클로바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의 다양한 AI 스피커와도 서비스 개발을 협업하고 있다.

최근 AI 기술과 IoT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 차세대 제품 '액티브액션 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설치된 고객 가정에서 미세먼지 발생 방식을 이해하고, 이를 예측해서 미세먼지 제거 성능을 높인 기술을 적용했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AI가 집마다 설치된 공기청정기를 제어하는 혁신적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또 아마존에 공급하는 공기청정기도 업그레이드해 IoT 데이터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 필터 수명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배송해 주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수기는 IoT 데이터로 파악한 고객의 물 사용량, 사용주기를 고려해 살균주기를 AI로 제어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서비스로 발전시키고 있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이해선 코웨이 대표

-경영의 원칙이 있다면.

▲첫 번째가 고객이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는 최적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려면 빵을 맛있고, 크게 만들어야 한다. 빵은 바로 상품이다. 마지막은 녹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계속 진화하는 것을 배우면서 새로운 것을 입히지 못하면 상품이나 서비스가 진화하지 못한다. 요약하면 고객을 우선으로 해서 최고 상품을 만들고, 계속 새롭게 진화하는 것이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선배 경영자로서 업계에 조언을 한다면.

▲고객이 편리한 것에 끊임없이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경쟁사보다 조금 더 싼 제품에 초점을 맞추면 성장하기 어렵다. 고객 만족, 고객이 원하는 가치에 초점을 맞춰 상품과 서비스를 진화시켜야 한다. 그게 성공으로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상품 진화는 결국 시장에 있다. 시장은 고객이 갖고 있는 편리성의 가치다.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을 끝없이 바꿔줘야 시장이 생긴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피터 드러커가 한 말 중에 '경영은 일을 바르게 하는 것이고, 리더십은 바른 일을 하는 것(Management is doing things right; leadership is doing the right things)'이라는 말이 정말 공감된다.

코웨이가 하는 모든 일이 고객을 위해 좋은 일이 돼야 한다. 코웨이는 '함께(co), 길을 간다(way)'는 사명 속에 가치를 담고 있다. 공유경제 시대에 정말 좋은 회사 이름을 갖고 있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진화하는 것을 만들면 세계 어디에서나 진화된 코웨이가 되고, 세계 최고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부에서 '코웨이는 뉴웨이'라는 말을 직원들과 함께 한다. 한국 최고 환경가전 기업이지만 여기서 머무르지 말고 세계로 뻗어나가자는 뜻이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이해선 코웨이 대표

◆이해선 코웨이 대표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중앙대부속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원은 성균관대학교 국제경영이론을 전공했다.

제일제당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해 빙그레, 태평양(아모레퍼시픽)을 거치며 마케팅 전문가로 성장했다. 2008년 CJ홈쇼핑 경영총괄 부사장을 맡은 뒤 4개월 만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사명을 바꾼 CJ오쇼핑 대표를 2014년 역임하며 홈쇼핑 업계 1위로 성장시켰다. 2014년 11월부터 CJ제일제당 공동대표 겸 식품사업부문장을 맡아 햇반, 컵밥, 비비고 김치 등 히트상품을 만들었다.

2016년 10월 코웨이가 얼음 정수기 사태로 위기에 빠졌을 때 대표이사를 맡아 순조롭게 위기를 돌파했다. 자타공인 최고 마케팅 전문가로서 2017년 5월부터 한국마케팅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언제나 현장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명함에 '대표이사'와 함께 '대표 코디'라고 새겼다. 현장을 누비는 전문가인 코디와 함께 현장에서 원하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케어 서비스 새로운 장을 만들겠다는 의지에서다.

테크 분야 전문 잡지를 20년 이상 구독할 정도로 신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다. CES 전시장에서 세그웨이를 타고 다닐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

대담=김승규 전자자동차유통부장

정리=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