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2년, VR·AR 희비 엇갈려

국내 증강현실(AR) 게임 제작이 대부분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포켓몬고' 출시 이후 2년 동안 유사 프로젝트가 생겼지만 상품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가상현실(VR)게임은 도심형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대조적이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AR게임 제작을 시도했던 게임사들이 관련 사업을 중단하는 추세다. 엠게임은 '귀혼소울세이버'에서 당초 계획했던 AR기능을 뺀 채 5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엠게임은 2017년 '캐치몬'을 출시하는 등 국내 게임업체 중 AR콘텐츠 제작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였다. 회사 관계자는 “AR시스템이 게임 이용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AR 프로젝트를 중단한 한 게임사 임원은 “지방자치단체 홍보를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면 AR게임 제작은 사실상 전면 중지한 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지도 높은 지식재산권(IP)과 결합하지 않으면 AR게임 상품성은 별로 없다”면서 “주변을 돌아다니거나 실제 공간을 찍어 가상현실과 결합하는 AR게임 플레이 패턴은 웬만해선 대중성을 가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포켓몬고가 2018년 7월 출시 2주년을 맞았다, 국내 증강현실 게임 프로젝트는 대부분 중단됐다. 2017년 3월 포켓몬고 국내 출시를 기념해 SK텔레콤은 나이언틱, 포켓몬코리아가 진행한 이벤트 현장
포켓몬고가 2018년 7월 출시 2주년을 맞았다, 국내 증강현실 게임 프로젝트는 대부분 중단됐다. 2017년 3월 포켓몬고 국내 출시를 기념해 SK텔레콤은 나이언틱, 포켓몬코리아가 진행한 이벤트 현장

VR게임은 사업성을 증명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와이제이엠게임즈, 드래곤플라이 GPM,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등 기업이 도심형 테마파크 사업을 런칭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렸다. 코엑스 등 상권 밀집지역까지 도심형 테마파크가 진출했다.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GPM, 스코넥엔터테인먼트 등이 일체형 상품을 내놓으며 기업대기업(B2B) 시장도 열리는 추세다. 중국, 동남아시아 대형 쇼핑몰, 복합문화공간 등이 이들이 제공하는 시스템과 콘텐츠 구매에 관심을 보인다.
국내에서는 CGV가 극장사업에 VR콘텐츠를 결합했다. 대기 공간에 도심형 테마파크를 집어 넣는 것에 이어 최근 VR영화를 개봉했다. 와이제이엠게임즈는 최근 신사업부를 구성해 영상 등 게임 외 콘텐츠로 VR사업 확장에 나섰다. AR게임을 중단한 엠게임도 열혈강호 IP와 신작에서 PC와 콘솔까지 아우르는 VR게임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통신사도 5G 네트워크를 준비하며 VR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VR방송 콘텐츠 제작 경험이 있는 스트리머를 중심으로 가상현실 영상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KT는 상반기 GS리테일과 손잡고 도심형테마파크 브라이트를 선보였다. KT는 드래곤플라이와 협업해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실시간 VR e스포츠 사업도 구상 중이다. 케이블업체 CJ헬로비전은 강원도 홍천 대명 비발디파크 리조트에 VR테마파크 '헬로 VR어드벤처'를 6월 말 개장했다. 리조트에 VR테마파크를 결합한 놀이문화를 확산 시킬 계획이다.

아케이드 게임시장이 가상현실(VR) 테마파크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몬스터VR에서 학생이 자이로VR게임을 즐기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아케이드 게임시장이 가상현실(VR) 테마파크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몬스터VR에서 학생이 자이로VR게임을 즐기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