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코나 일렉트릭 "충전은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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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 일렉트릭'에겐 충전은 사치였다. 지난 4일 동안 평소처럼 차를 몰았지만 한 번도 충전하지 않았다. 전용 충전시설도 갖췄고, 1년 넘게 전기차를 타고 있지만, 하루 이상 일부러 충전하지 않은 건 처음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전기차는 매일 충전해야한다'는 공식을 깨는데 충분했다.

이달 초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SUV)형 배터리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을 4일 동안 에어컨을 펑펑 틀며 내차처럼 운행했다. 차를 처음 받고 시동을 켜자, 계기판엔 배터리 현재 충전량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가 396㎞로 표시됐다. 이후 출퇴근도 하고 주말엔 서울에서 파주·일산 등 시외곽으로 드라이브도 다녀왔다. 모두 312㎞를 주행했다.

[신차드라이브]코나 일렉트릭 "충전은 사치다"

코나 일렉트릭의 주행감은 다른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기차 특유의 진동이 없는 정숙함과 재빠른 기동력은 기본이고, 코나에겐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그 매력은 차로유지보조(LFA), 전방·후측방 충돌방지보조(FCA·BCW)·스마트 크루즈컨트롤 등의 조합이다. 이들 주행 보조 기능은 스마트폰을 보다가 몇 차례 실수를 했던 경험에 떠올려 보면 무척이나 탐이 났다. 소유 차량에도 유사한 기능이 있지만, 이 보다 부드러웠고, 단 한차례 실수 없이 완벽하게 작동했다. 특히나 앞차와의 간격이 일정 거리 이상으로 좁혀지면 차가 스스로 속도를 줄일 때는 차가 운전자를 보호한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신차드라이브]코나 일렉트릭 "충전은 사치다"

아무 때나 원하는대로 치고 나갈 수 있는 기동력은 만족스러웠다. 가솔린이나 디젤 코나에 비해 200㎏나 더 많은 무게에도 시원스러운 주행감을 지녔다. 보통 주위에서 '전기차는 힘이 약하지 않냐'라고 질문을 하는데 오히려 정지 상태뿐 아니라, 주행 중에 추월할 때도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특유의 힘을 발휘한다.

특정 회전수에 따라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뿜어내는 기름차(내연기관차량)와 달리 전기차는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순발력, 기동력은 크게 탁월하다. 물론 과도한 배터리의 사용(방전)을 억제하기 위해 최고속도를 제한하고 있지만, 고속 주행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 코나 일렉트릭은 150㎾의 전기모터와 64㎾h급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고 204마력의 최고출력과 40.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배터리 운영에 유리한 여름철에 주행한 탓에 이 기간 동안 연비(전비)는 최고 수준이었다. 코나 일렉트릭 오너 사이에서는 한번 충전에 500㎞ 이상 주행은 흔한 일이다.

공인 표준연비는 전기 ㎾h 당 5.6km(도심 6.2km/kWh, 고속도로 5.0km/kWh)이지만, 실제 완전 충전 후 500㎞ 이상 주행하고 회생재동 등 운전에 조금만 익숙해진다면 ㎾h당 8㎞까지도 달릴 수 있다. ㎾h에 약 100원하는 전기요금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달린다면 연료비는 단돈 4500~5000원이면 충분하다.

여기에 정부가 고속도로 통행료를 50% 할인해 주고, 공용주차장 최초 1시간 무료에 이후 주차요금 50%를 할인하기 때문에 이 보다 경제적인 차량은 없다. 차량 가격(4650만~4850만원)은 비싸다고 여길 수 있지만, 정부·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 후반에서 3000만원 초반에 살 수 있다. 기름차와 비교해 연간 연료비 400만~500만원 절감은 전기차를 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리는 혜택이다.

그저 신선했던 '코나 일렉트릭', 하지만 셋째 날부터는 아쉬운 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말로만 듣던 '좁은 뒷자리', 지인에게 운전대를 맡기고 뒷자리에 타봤다. 10km 이상을 달렸지만, 좁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키 190cm에, 100kg가 넘는 거구의 몸이 아니라면 전혀 불편할 게 없다고 결론을 냈다. 하지만 단점은 역시 있었다. 내장은 언뜻 보면 고급스러워 보였지만, 손으로 만져보고, 손을 넣어보면 내장 마감이 이음새에 맞게 정교하다기 보다는 마치 욕실 벽 타일처럼 차례대로 붙여 놓은 듯한 느낌을 줬다. 또 센터필러(B) 쪽에서 '틱틱'거리는 미세한 소리도 가끔 들렸다. 크게 아쉬웠다. 주행 성능이나 주행 보조 기능, 배터리 용량 등은 지금까지 그 어떤 전기차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던 강점이지만, 내장과 미세한 소음은 아쉽다. 이 같은 단점만 보완한다면 굳이 가성비를 따지지 않아도 테슬라 '모델3'(5500만~7200만원)보다 더 많이 팔릴 것으로 충분히 기대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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