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패션강자 LF, 주류사업 박차…'수제맥주·위스키' 출시

LF 자회사 인덜지가 9월 판매 예정인 위스키 브랜드 블랙보틀 이미지
LF 자회사 인덜지가 9월 판매 예정인 위스키 브랜드 블랙보틀 이미지

주류 유통 전문회사 '인덜지'를 인수하며 주류 사업에 진출한 패션기업 LF가 본격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국내 패션시장 장기 침체 국면에서 외식·방송·유통 등 생활문화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LF는 주류 사업 확대로 새로운 미래먹거리 창출을 노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가칭)'를 조만간 출시,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든다. 이와 함께 LF는 다음 달 위스키 브랜드 '블랙보틀'을 내놓고 제품군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나선다.

인덜지는 젊은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와 데킬라 '페트론', 수제맥주 '브루독' 등을 수입해 국내에 독점 판매하는 주류 유통 전문회사다. 인덜지 매출 규모는 150억원(2015년)으로 큰 회사가 아니지만 LF는 당시 라이프스타일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LF의 투자를 받은 인덜지는 다양해지는 소비자 입맛과 취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강원 속초에 맥주 증류소 공장을 설립해 수제맥주 공급사업을 준비해왔다. 지난 6월 증류소 시설에 대한 주류제조면허를 허가받았으며 현재 제품 출시를 위한 막바지 검토와 제반 사항을 준비하는 상황이다. 문베어 제품 스타일과 유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알코올 도수 4.5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보틀은 영국 아일라 지역 위스키로 만들어진 블렌디드 제품으로 1879년 처음 생산됐다. 오랜 역사인 만큼 오너가 수차례 바뀌며 블렌딩 레시피도 여러 차례 변경됐지만 2013년 최초의 레시피로 재탄생하며 위스키 애호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알코올 도수 40도, 공급가는 2만2000원으로 9월 소비자에게 소개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은 낮지만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 힘든 주류시장 특성상 이들 제품은 LF 자회사 매장에서 주력으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F는 2007년 LF푸드를 자회사로 설립하며 외식 사업에 진출했다. LF푸드는 LF가 100% 출자한 자회사로 LF로부터 가공식품사업부를 넘겨받아 씨푸드뷔페 '마키노차야'와 일본라멘 전문점 '하코야' 등 외식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에는 유럽 식자재 분야 기업 구르메에프앤드비코리아를 인수했다.

LF 관계자는 “위스키 '블랙보틀'은 다음 달 본격 판매될 예정이지만 수제맥주는 최종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신사업 발굴 차원에서 인덜지를 인수한 이후 그동안 기존 제품을 단순 유통 판매하는 데 그쳤지만 LF 이름으로 처음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