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온고지신]출연연 지적재산권(IP) 활용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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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최종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지난 4월 총 GDP 기준 1조7000억원으로 세계 12위다. 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비중도 높다. 2016년이 경우 4.24%로 세계 2위에 해당한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의 세계혁신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생산성은 32위에 머무른다. 'R&D 패러독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저효율 과학기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겨냥한 비판도 나온다. 국내 총 R&D 투자액 가운데 4분의 1이 출연연을 비롯한 정부·공공재원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출연연의 낮은 R&D 생산성에 대한 비판의 기사가 있었다. 당시 언급된 정출연의 R&D 생산성은 4.7%로 미국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그 자료는 국정감사에서 다시 출연연을 비효율적 연구집단으로 호되게 비판하는데 활용됐다. 잘못된 결과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다.

낮은 생산성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허협력조약 및 지식재산권 활용의 미비도 주요한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출연연의 지적재산권이 제대로 산업계에서 대접을 받지 못했거나, 경제적 가치가 없었을 수 있다. 출연연이 만든 특허가 활용이 안 된다는 지적이 두려워 서둘러 무상 양도하거나, 낮은 기술료로 땡처리 했을 수도 있다.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전략을 갖추고 더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의 통계지표를 기준으로 조급한 개선을 요구하기보다 중장기적 가치창출 전략에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출연연은 앞으로 무의미한 정량적 특허 양산보다는 활용성이 높고 질적 수준이 높은 특허를 산업체에 기술이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할 것이다. 실험실의 울타리에만 갇혀있는 출연연 연구자들은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 시장에서 어떤 대접을 받을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주기적으로 기술이전 전담조직(TLO) 전문가들에게 기술가치 평가와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기술수혜자인 기업은 기술마케팅과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망기술을 찾고 있다. 출연연 연구자들은 이제 '기술자 중심 R&D'에서 '수요자 중심 R&D'로 시각을 전환해야 한다. 지적재산권에 대한 경제 편익효과(benefit-to-cost)를 고려해야 할 때다.

필자가 속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생물재난연구팀에서는 최근 '노인 근육재생 및 운동수행능력 개선 등 항노화 분석기술'을 선급 20억원에 중소기업으로 이전했다.

이전 기술은 항노화 신규 물질로서 인도네시아 주요 향신료 중 하나인 육두구(nutmeg) 추출물의 유효성분이다. 세포와 전임상 단계에서 장수유전자 활성이 증가했고 노화된 조직의 근육이 재생되는 효능을 보였다. 인지능력 개선 효과도 보여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의 개별인정 가능성을 봐 기업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소위 2차 가공기술에도 유망하다. 이 기술은 고령화 시대에 대두되는 노인성 근무력증(sarcopenia)을 회복할 수 있으며 국내 반려동물의 근무력증 치료 의약품으로도 전환할 수 있다. 일반적 항산화능을 가진 단순 건기식 원료 정도로만 시장에 내놓았다면 커다란 관심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기업에서 적정한 기술료를 지불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제 출연연은 시대가 요구하는 또는 미래가치 기술개발과 효용성의 극대화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잠재된 지적재산권이 산업계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어떻게 고부가가치를 만들지 고민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종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 jschoi@kbs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