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짝퉁폰, 아무도 돌보지 않는 '규제 사각지대'

짝퉁폰은 담당 부처가 분명하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에 방치, 소비자 피해를 더욱 키울 위험을 안고 있다. 전파 혼선은 물론이고 배터리 폭발 위험마저 가졌다. 관계 부처가 서둘러 합동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집단상가 중심으로 은밀히 유통되는 짝퉁폰은 우선 전파 혼선 문제가 있다.

전파법에 따라 모든 전파사용기기는 적합성평가(전파인증)를 받아야 하는데 짝퉁폰은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 부품 종합세트인 짝퉁폰은 애초에 전파인증 신청조차 불가능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짝퉁폰을 사용하면 주변 기기와 전파 혼신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그럼에도 전파인증 관리권한을 가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전자파가 인체에 해를 끼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전파법에 따르면 적합성평가를 받지 않은 기기를 판매하면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비 관점에서만 휴대폰 유통을 점검할 뿐 짝퉁폰은 관할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더 심각한 것은 배터리다. 짝퉁폰은 배터리마저 가짜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터리는 엄격한 인증과정을 거친 제품도 종종 폭발사고를 일으키는데 이 과정을 무시한 제품은 '움직이는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이 역시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이 배터리 인증 업무를 하지만 단속은 업무영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결국 제조사나 소비자가 피해 사실을 경찰 등에 신고하기 전에는 누구도 짝퉁폰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 셈이다. 정부 부처가 관할권을 따지는 사이 국민 안전과 전파체계가 위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폭발 사건에서 보듯 휴대폰은 안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사고가 터지기 전 예방 차원에서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