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학자]곽준명 DGIST 뉴바이올로지 전공 교수 '식물세포분야 선두 연구자'

“향후 30년 뒤 인류는 심각한 식량문제를 겪게 될 것입니다. 식물세포 특이 현상을 연구하는 생명과학 기초연구는 장기적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입니다.”

곽준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 전공 교수는 식물세포에서 특이하게 발생하는 현상을 연구하는 식물세포 기초연구분야 세계 선두 연구자다.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 포스텍 생명과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97년 미국으로 건너가 2003년까지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연구활동했다.

곽준명 DGIST 뉴바이올로지 전공 교수
곽준명 DGIST 뉴바이올로지 전공 교수

식물연구를 통한 식량문제 해소에 관심이 많았던 곽 교수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메릴랜드 주립대 세포생물분자유전학과에서 식물세포 연구에 매진했다.

“농산물의 수확량을 지금보다 크게 늘릴 수만 있다면 지구촌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식물세포 관련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곽 교수는 최근 식량생산 증대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내놨다. 2014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기초연구원(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그룹리더를 맡으면서 진행한 여러 연구성과 가운데 하나다.

식물이 발달과 노화 과정 중 '리그닌'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꽃잎이나 나뭇잎이 떨어져야 할 정확한 위치에서 잎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꽃잎이나 나뭇잎이 식물 본체에서 떨어지게 하는 물질을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다.

'리그닌'이라는 물질의 역할과 세포를 분리하는 탈리 메커니즘을 응용, 이런 현상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화합물을 찾는 후속 연구만 잘 진행되면 탈리 현상 조절도 가능하다는 논리다.

곽 교수는 “탈리 경계에 있는 이웃하는 세포의 협업 메커니즘을 밝힌 만큼 후속 연구를 통해 탈리 현상을 조절할 수만 있다면 낙과로 잃는 식량작물의 손실을 줄이고, 수확량을 늘려 인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준명 교수는 꽃잎이 떨어지는 탈리현상에 관한 세포 수준에서의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곽준명 교수는 꽃잎이 떨어지는 탈리현상에 관한 세포 수준에서의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그는 메릴랜드 주립대에서 10년간 연구해 온 자신의 연구실을 과감히 내던지고 IBS식물노화·수명연구단 그룹리더 제안을 받아 DGIST로 자리를 옮겼다.

식량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식물세포분야 국내 연구역량을 높여보고자 했던 사명감도 컸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IBS식물노화수명연구단 사업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곽 교수는 “국민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IBS산업단을 통해 나온 식물세포모델 분야 기술과 노하우가 사라져선 안 된다”면서 “작물의 꽃과 종자, 과일이 떨어지는 것을 조절하는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기초과학, 특히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기초연구분야는 오랜 시간 연구역량이 쌓여야 뛰어난 성과가 나온다”면서 “정부가 인류와 자연, 환경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으로 꾸준한 연구 뒷받침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