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년 창간기획Ⅰ]<11>개인생활부터 산업혁신까지, 로봇이 가져다줄 새로운 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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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결제로봇 브니<전자신문DB>
<세븐일레븐 결제로봇 브니<전자신문DB>>

인간은 도구를 만들어 생산능력을 향상해왔다. 망치 같은 공구부터 3차 산업혁명을 일으킨 기계까지 인간 노동력 한계를 극복할 기술은 계속 발전했다. 이제는 로봇이 모든 산업 영역으로 확산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로봇은 자동화 최전선에 있어 생산도구 종착점, 완성판으로 평가 받는다. 기계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던 로봇이 공장 밖으로 나와 인간과 친숙한 모습으로 안내하고 요리하는 등 혁신이 일어난다.

로봇 혁신에 대한 예상은 양면이다. 로봇이 인간 삶의 질을 비약적으로 높일 것이라는 긍정론이 있는 반면 로봇이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도 제기된다.

지나치게 위기를 느낄 필요는 없다는 게 로봇학계 중론이다. 로봇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로봇으로 대체할 수 없는 영역 역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3차 산업혁명 태동기 기계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기계파괴 운동도 일어났지만, 오히려 공장이 생겨나 일자리가 늘어나기도 했다. 마부들이 자동차가 일자리를 뺏는다며 저항했지만 반대로 정비소, 주유소, 자동차보험, 판매원 등 새로운 직업이 생겨났다.

로봇 전문가는 로봇이 가져올 밝은 청사진을 실현하려면 로봇이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속도와 로봇 덕분에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속도 간 차이를 좁히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유니버설로봇 협동로봇 제품군<전자신문DB>
<유니버설로봇 협동로봇 제품군<전자신문DB>>

◇로봇이 가져다줄 새로운 직업

로봇이 비약적으로 확산되면 자동차, 가전, 스마트폰을 뛰어넘는 거대한 제조업 분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생산은 로봇이 상당수 담당하겠지만 이와 관련해 설계, 유지보수, 판매 등 다양한 관련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

미래 로봇은 인공지능(AI)과 융합이 필수다. 강력한 힘을 가진 하드웨어와 AI가 만날 경우 오류 시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로봇 행동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로봇 심리학자' 혹은 '로봇 관리자'가 필요한 이유다.

스스로 학습하는 AI 특성상 편향되거나 잘못된 데이터를 수집해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2015년 구글 포토 서비스 얼굴 자동인식 기능이 흑인을 고릴라로 인식한 오류,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MS) AI 챗봇 '테이'가 백인 우월주의와 나치숭배 등 발언을 한 오류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이유로 로봇 심리와 윤리의식을 점검, 인간과 윤리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를 시키는 것은 중요한 직업이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로봇을 고도화하기 위해 양질 데이터를 판별해 수집·관리하는 직업도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산업은 로봇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경쟁력과 부가가치가 달라진다. 직업도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정보기술(IT) 서비스·컨설팅 회사 코그니전트 테크놀로지 솔루션은 보고서에서 21가지 미래직업 가운데 하나로 '인간·기계 팀 관리자'를 꼽았다. 협동로봇, AI 서비스 로봇 등 다양한 기계와 인간 협업이 늘어나면서 협업 효율을 높이는 일을 담당하는 직업이다.

로봇·드론 공연 기획자도 미래 직업 가운데 하나로 자주 거론된다. LED를 탑재한 군집드론으로 야간 허공에 글씨를 수놓는 것은 이미 올림픽 등 행사에서 수차례 나왔다.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기간 현지 유흥시설에선 봉춤(pole dancing)을 추는 로봇을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의료 영역에선 원격로봇 의사 등이 예상된다.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해 병원이 없는 도서 산간 지역 환자를 진찰하고 건강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 의사다. 로봇은 현재 복강경 수술로봇부터 뇌수술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5세대(5G) 통신 인프라가 구축되면 원격으로 실시간 정교한 수술까지 실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로봇 시대, 어떤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가

로봇이 현재 직업의 상당수를 대체하게 되면 직업 의미와 학교에서 요구되는 교육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예술창작, 봉사, 시민사회 등 부가가치보다 창의력과 사회적 의미를 강조하는 직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대 아테네에서 문학과 예술이 발달한 것과 유사하다. 당시에는 노예로 육체노동을 대체했지만, 미래에는 노예가 아니라 로봇이 육체노동을 대신할 전망이다.

교육에선 특정 과목보다 지속적 학습 능력이 강조되어야 한다. 급변하는 혁신 속에서 평생직장 개념이 희박해질 수 있다. 한국 정보화 진흥원은 '지능정보사회의 새로운 과제와 대응방안'에서 미래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기존 정보에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정보를 적극 학습하는 '유연성'을 꼽았다.

고경철 KAIST 연구교수는 “창의교육과 기초과학 교육 등 전반에 걸쳐 정비가 시급하다”면서 “능력뿐 아니라 AI·로봇 등 신기술 확산에 따른 윤리관 정립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