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년 창간기획Ⅲ]액션플랜3<4>삼성,현대-네이버,카카오 넘어 제3의 기업가 정신 찾아라

삼성그룹을 창업한 고 이병철 회장은 '사업보국'이라는 기업가 정신을 기업 경영 기치로 내걸었다. 사업 자체가 국가와 국민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신념의 반영이다.

현대를 만든 고 정주영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이봐, 해봤어”라는 한 마디로 압축된다. 적극적이 도전과 열정을 상징하는 말이다.

'기업가 정신'은 프랑스어에서 파생한 '앙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을 국내에서 번역한 용어다. 기업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 수행을 위해 기업가가 마땅히 갖춰야할 자세나 정신을 뜻한다. 기업 경영으로 이윤을 창출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겼다.

스타트업 창업에 나서는 혁신 창업가에게도 필수 덕목으로 요구된다. 삼성, 현대 등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삼는 것을 넘어 그에 못지 않게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기업을 두 손으로 직접 일궈내려는 정신이다.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도모, 기업 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나선다.

미국은 2011년 발표한 '스타트업 아메리카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업가 정신 교육 중요성을 선언하고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40여개 주에서 정규교육에 기업가 정신 과정을 포함했고 18개 주는 이를 법률에 명시했다. 민간에서도 카우프만 재단 등 비영리 창업 교육 교수법 및 프로그램 보급이 활발하다.

영국은 '스타트업 브리튼'을 내걸고 창업 교육을 국가 어젠더로 설정했다. 초등학교 과정부터 모의창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사회적 인식 개선과 역량 개발을 지속 지원한다. 유럽 국가 가운데 3분의2는 초·중등학교부터 기업가 정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EU도 '앙트러프러너십 2020 액션 플랜'을 수립, 회원국 간 전문가 교류 등을 체계화했다.

앞서 2006년 EU는 오슬로 어젠더를 통해 회원국 내 초등학교부터 기업가 정신 의무교육 수행을 촉구했다. 세계경제포럼(WEF)도 2010년 기업가 정신 교육 선언을 발표, 세계를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 의무 교육을 권고했다.

국내 교육 현장에서도 기업가 정신과 창업 관련 내용을 교과 과정에 포함시키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진행됐다. 창업·스타트업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 주역으로 부상하면서 대학이나 대학원, 경영전문대학원 등 고등교육단계뿐 아니라 초·중등·고등학교에서도 기업가 교육 저변이 넓혀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국가 성장 동력인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밑거름으로 초·중등학교 단계 창업체험 교육 중요성이 부각됐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초·중등학교 학생의 창의적 진로개발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창업체험교육을 전국으로 확산했다. 미래사회를 살아갈 청소년이 기업가정신과 창의성, 문제해결력을 갖춘 혁신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지난 5월부터는 초·중·고 학생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창업체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플랫폼도 확대했다. 온라인에서는 기존 중·고교 학교 단위로만 사용 가능했던 '청소년 기업가체험 프로그램(YEEP)'을 초·중·고교 학생, 교원 누구에게나 개방했다. 오프라인에서도 수도권에 집중된 창업체험교육 기회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역사회 스타트업 인프라를 활용, 창업체험교육을 제공하는 지역창업체험센터를 공모하고 전국 10개소를 선정했다.

지난해 기준 청소년 기업가체험 프로그램 참여 학교는 전국 651개 중·고등학교, 11만8375명(누적)이다.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는 청소년 대상 창업체험교육 전용 공간 '스타트업 캠퍼스 진로체험센터'를 마련했다. 입주 스타트업을 활용해 CEO 멘토링이나 기업탐방 등 실제 근무 환경과 업무, 문화, 가치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창업체험교육 모듈형 콘텐츠·모델도 개발해 운영 중이다. 핵심역량과 '학교 진로교육 목표와 성취기준'을 고려한 모듈형 콘텐츠 7종 및 운영모델 3종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민간 차원의 기업가 정신 교육 지원 활동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네이버는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과 손잡고 '네이버와 함께하는 청소년 기업가 정신 스쿨'를 운영 중이다.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계승해 설립된 아산나눔재단 역시 히어로스쿨, 아산서원, 아산프론티어유스 등 다양한 기업가 정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