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년 창간기획]<설문조사>산업계 60% “소득주도성장, 기업에 '부정 영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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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주년 창간기획]&lt;설문조사&gt;산업계 60% “소득주도성장, 기업에 '부정 영향' ”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소득주도 성장'과 공정경제, '혁신성장'을 경제정책 3대 축으로 내걸었다. 출범 1년이 지나 경제정책 평가가 엇갈리기 시작했다. 최근 보수 야당 중심으로 정책 폐기론까지 나올 정도로 위기를 맞았다.

전자신문이 산업계 현장 목소리를 들은 결과, 경제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압도적이다. 수요 측면의 고른 배분에 초점을 둔 '소득주도성장'과 공급 측면 미래성장 전략인 혁신성장 정책 평가를 비교해 보면 두 정책 모두 50% 이상 부정 평가를 받았다.

◇'소득주도성장'보다 더 부정 평가 높게 받은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은 25.6%가 '못하고 있다', 28.5%가 '매우 못하고 있다'로 조사됐다. 혁신성장 정책도 32%가 '못하고 있다', 24.9%가 '매우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긍정 평가는 소득주도성장이 24.5%, 혁신성장 11.1%에 불과하다. 소득주도성장이 혁신성장보다 두 배 가까이 높게 긍정 평가를 받았다. 혁신성장이 더 부정 평가가 나온데는 산업계 기대치가 소득주도성장보다 혁신성장에 더 많은 무게를 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책 무게감에 비해 정부의 정책 방향과 실행력에서 산업계 기대 수준을 못 미친다는 방증이다.

4개월 전 전자신문과 벤처기업협회 조사 설문자료에서는 혁신성장 정책에 긍정 평가가 41.8%로 나왔다. '보통'으로 답한 비중은 34.7%, '부정'은 23.5%였다. 벤처기업계 대상으로 한 조사였지만, 짧은 시간임에도 산업계 전반적으로 부정 평가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혁신성장 정책 추진력도 불만이 높다. 응답자 62.6%는 정부 소득주도성장 정책 대비 혁신성장 정책이 뒤처졌다고 답했다. 4개월 전 조사에서는 응답자 24.8% 만이 뒤처져 있다고 봤다.

◇기업 발목 잡은 소득주도성장…'58.9%' 부정 평가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소득주도성장이 기업 경영이나 환경에 미친 영향도다. 33.3%가 '대체로 부정적 영향', 25.6%가 '매우 부정적 영향'으로 답했다. 이어 21.5%가 '보통'으로 답했다. 16.3%는 '대체로 긍정적 영향', 3.3%는 '매우 긍정적 영향' 순으로 나타났다. 58.9%가 부정 평가한 반면에 19.6%가 긍정 평가한 셈이다.

올해 16.4%, 내년 10.9% 인상키로 한 최저임금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경영 부담으로 귀결됐다. 추가 고용까지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정책 의도와 달리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은 경제주체인 산업계를 뒤흔들었다.

대내외 경영 여건도 악화되면서 정책 부작용이 갈수록 늪에 빠져드는 상황이다. 근본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한데 정부와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엇박자를 냈다. 정책 응집력이나 추진력도 상당히 떨어진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가 직면한 저성장 고착화와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려면 경제정책 패러다임을 지금 정부 주도형에서 시장 주도형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정부가 중심이 된 소득주도성장이 적극 추진되면서 일자리, 임금 등 기업 부담,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정책 수정·컨트롤타워 재정립 절실

청와대 내 혁신성장 컨트롤타워 재정립 요구는 높았다. 청와대 혁신성장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에 대해 응답자 55.2%가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13.4%만이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 과기보좌관실로는 명확하게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내각 거버넌스 체제 평가는 보다 긍정적으로 나왔다. 내각 역할과 체제 구성에 대해 바람직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38.5%를 자치했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25.3%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중소벤처기업부 출범, 4차산업혁명위원회 설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혁신본부 부활 등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 어떻게 했나>

전자신문은 창간 36주년 기념 기업 대표 대상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기업에 묻다'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9월 4일부터 14일까지 구글독스를 활용,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276개 기업체 대표가 참여했다. 한 개 기업별로 한명의 대표만 설문에 참여토록 했다. 설문 참여는 이메일과 전화로 안내, 한 기업에서 두 명 이상 복수가 참여하는 경우는 배제했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 업종은 제조, 정보통신, 서비스, 금융, 교육, 의료, 운송·유통업이다. 규모별로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벤처 등이다. 설문문항은 정부 경제정책 관련 23개로 구성됐다. 신뢰도 95%, 표준오차 ±3.1% 포인트다.

신뢰도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기자와 전공교수로 구성된 자문단 인터뷰로 설문문항을 확정했다. 추출된 결과는 학계 교수로 구성된 분석위원회 회의를 거쳤다. 설문은 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기업 입장을 담는 데 주력했다.

<표1>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평가(응답 270명)

매우 잘하고 있다. (8.9%)

잘하고 있다. (15.6%)

보통이다 (21.4%)

못하고 있다. (25.6%)

매우 잘못하고 있다. (28.5%)

<표2>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에 대한 평가(응답 269명)

매우 잘하고 있다. (3.3%)

잘하고 있다. (7.8%)

보통이다 (32%)

못하고 있다. (32%)

매우 잘못하고 있다. (24.9%)

<표3> 소득주도성장이 기업 경영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응답 270명)

매우 긍정적인 영향 (3.3%)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16.3%)

보통(21.5%)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33.3%)

매우 부정적인 영향(25.6%)

<표4>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대비 혁신성장의 추진력 평가(응답 270명)

매우 뒤처져 있다 (29.6%)

조금 뒤처져 있다 (33%)

차이가 없다 (29.6%)

혁신성장에 집중돼 있다.(6.3%)

혁신성장 추진력이 월등히 높다(1.5%)

<표5>청와대내 혁신수석 등 혁신정책 전담직제 필요성

매우 필요하다 14.2%

필요하다 31%

보통이다19.8%

필요하지 않다18.3%

전혀 필요하지 않다 16.8%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