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쿼드카메라', 삼성전기·엠씨넥스가 공급

삼성전기와 엠씨넥스가 삼성전자에 '쿼드 카메라'를 공급한다. 쿼드 카메라는 카메라가 4개인 걸 뜻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기술 채택에 적극적으로 돌아서면서 자사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카메라 부품수가 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첫 쿼드 카메라 공급사로 삼성전기와 엠씨넥스가 낙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쿼드 카메라 스마트폰은 다음달 1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신형 갤럭시A 스마트폰 출시 행사를 알리는 초청장에 '4X fun(4배 재미)'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는 신제품 후면 카메라가 4개라는 점을 암시한 것이다.

신형 갤럭시A 행사 초청장.(자료: 삼성전자)
신형 갤럭시A 행사 초청장.(자료: 삼성전자)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날 자사 최초의 쿼드 카메라 제품을 공개할 계획으로 파악됐다. 카메라 모듈 협력사들과 개발을 마쳤다. 공급사도 결정됐다. 쿼드 카메라 제조를 삼성전기와 엠씨넥스가 맡는다. 삼성전기는 삼성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 메인 협력사다. 엠씨넥스 역시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1차 협력 회사다.

쿼드 카메라는 여러 개의 카메라 모듈이 조합되는 형태로 알려졌다. 4개의 카메라가 일체형으로 합쳐진 게 아닌 듀얼 카메라, 싱글 카메라 등이 각각 조합될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망원, 광각 등이 조화를 이뤄 사용자가 심도를 조절하거나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선 20일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 A7을 공개했다. 10월 초부터 세계 순차 출시되는 A7은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후면에 3개의 카메라를 달았다. 2400만 화소 메인 카메라에 500만 화소 심도 카메라, 화각이 120도인 초광각 800만 화소 카메라를 넣어 트리플을 구성했다.

갤럭시A7의 트리플 카메라.(자료: 삼성전자)
갤럭시A7의 트리플 카메라.(자료: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트리플에 이어 쿼드까지 자사 스마트폰 카메라를 늘리는 건 제품 경쟁력 강화 전략이다. 스마트폰에 신기술을 적극 넣어 강력한 경쟁사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업체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달 갤럭시노트9 언팩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초부터 중가대폰 전략을 수정해 필요하면 새로운 혁신을 중가대에 먼저 적용하기로 했다”며 “한 두 달 안에 그런 중가대 신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에도 후면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할 계획으로, 삼성 스마트폰 내 카메라 모듈수는 중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곧 삼성전자가 구매해야 하는 카메라 부품, 즉 카메라 모듈의 양이 많아진다는 뜻이어서 후방 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적용하는 카메라 모듈이 늘어나는 만큼 협력사에는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엠씨넥스, 캠시스, 파트론, 파워로직스와 같이 주로 삼성전자에 전면 카메라를 공급했던 회사들도 향후에는 후면 카메라 공급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후면 카메라는 전면 카메라보다 고성능을 지원해 가격이 더 비싸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