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빅데이터 기반 평가위원 추천 시스템 성공 조건

[기고]빅데이터 기반 평가위원 추천 시스템 성공 조건

우리는 지능정보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지능정보사회는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수집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지능정보기술이 경제, 사회, 삶 모든 분야에 활용되는 보편 사회를 말한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이슈화되면서 사이버물리시스템(CPS) 등 지능정보기술이 소개된 것이 시작이었다. 몇 달 후 알파고가 이세돌 바둑기사를 상대로 완승하는 장면을 보면서 변화를 실감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변화 추세에 발맞춰 우리나라 기초원천 연구 방향을 설정하고 연구 생태계를 견인하고 있는 한국연구재단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지능형 평가위원 추천 시스템'이라는 스마트행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자들이 제출한 연구개발(R&D) 사업계획서 중복성과 수월성을 평가할 전문 평가위원을 평가위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추천하고 전문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재단 노력 가운데 하나다.

지능정보화를 통한 스마트행정이 공공기관에 널리 적용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지능정보화가 기존의 정보화와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기존 정보화는 인터넷과 데이터를 활용해 현업 실무자의 업무 생산성을 제고하는 것이 목표였다. 반면에 지능정보화는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기관장을 비롯한 고급관리자 의사결정 지원과 데이터 기반 정책기획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지능정보화'는 기관장을 비롯한 전체 임직원과 협업하는 AI 로봇, 즉 행정 역할을 수행하도록 잘 훈련된 대화형 AI 에이전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능정보화 성공을 위해서는 기관장과 고위관리자 참여 및 활용이 필수다.

둘째 지속된 지능정보화 피드백과 개선을 위한 전담 인력 및 조직이 필요하다. 빅데이터 분석과 AI를 활용하는 시스템은 반드시 예측 모델 또는 의사결정 모델이 필요한데 이것을 지속 피드백하면서 개선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이나 AI 모델 개발은 기존 공공기관의 정보통계팀 인력으로는 추진이 어렵다. 차제에 특허청에서 박사급 특허심사관을 특별 채용하던 것처럼 각 부처에 데이터 과학자를 비롯한 AI 전문가로 구성되는 지능정보화 전문 인력을 두거나 전담 조직을 꾸릴 필요가 있다. 지능정보화는 기존 정보화와 달리 조사 분석, 행정 및 경영 분야 전문 역량과 분석 모델에 대한 R&D 기능이 병행돼야 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전담 인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 행정 분야의 지능정보화가 성공하려면 AI 기반 예측 및 추천 모델 신뢰성과 타당성 확보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기존 정보화 업무 지원 목표와 달리 지능정보화는 예측, 진단, 이상 징후 발견, 추천, 의사결정 지원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행정 분야에서 지능정보화 예측 모델 결과는 90% 예측 정확성 또는 85% 추천 요건 매칭과 같이 결국에는 사람의 최종 판단이 필요하다. 이것은 지능정보기술을 이용해도 예측하지 못하는 10% 또는 15%가 남아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책임 문제에 민감한 공공기관 특성상 신뢰성과 타당성 인증 가이드라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컨대 한국연구재단 빅데이터 기반 지능형 평가위원 추천시스템을 통해 추천된 인재 후보자도 추천 결과에 대한 신뢰성과 이를 기반으로 추진하는 평가 행정의 타당성 등 수많은 질문과 저항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정보화진흥원과 같은 기관에서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와 같이 공공기관의 지능정보화 추진에서 신뢰성 인증과 타당성 확보를 위한 관리체계 가이드라인을 시급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연구재단 '빅데이터 기반 평가위원 추천 시스템'이 성공 구현돼 대한민국 공공기관 지능정보화, 특히 스마트행정 분야에 활용되는 우수 사례로 꼽히길 바란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지능정보기술과 행정 분야가 협업하고 융합, 공공기관의 일하는 방식을 변혁시키는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고대식 목원대 교수 kds@mokw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