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정감사] 고용부, 고용참사 책임 두고 집중포화...구조적 문제도 감안해야 변명

야당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참사의 원인이라며 소득주도성장 정책 선회를 요구했다. 고용문제 해법으로 최저임금 지역별·업종별 차등적용을 제시했다. 여당은 구조적 문제를 외면하고 최저임금만 비판하는 것은 갈등만을 야기한다며 정부를 두둔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자리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해 빨리 가시적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1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이재갑 장관이 현안보고 했다.
11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이재갑 장관이 현안보고 했다.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포함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참사'를 초래했다며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이 반영되면 최악의 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 전에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효상 의원도 “최저임금 인상을 포함한 소득주도성장에 문제가 있으면 정책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계속 버티는 것은) 국민하고 싸우자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 의원은 최저임금 지역별·업종별 차등적용 도입을 촉구했다. 그는 “최저임금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해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정부에서 '위화감 조성'을 이유로 머뭇거리고 있다”라며 “택시요금은 지역별로 다르고 해외는 이미 지자체별로 최저임금을 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도 문재인 정부 들어 일자리가 박근혜 정부 때와 비교해 월 50만개 줄어들었다고 꼬집으며 고용참사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기업이라고 했으면, 기업이 원하는 것을 해줘야 한다”라며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하는데 있어 정부가 해줄 것은 규제·노동개혁과 제도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 비판은 가능한 부분이지만, 과도하게 비판하는 부분은 국민적 갈등과 우려를 낳고 있다”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옹호했다.

송 의원은 “고용 상황을 전반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월별 취업자 수 증가 폭 외에도 고용률을 비롯한 다양한 지표를 봐야 한다”며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 증가 폭 하나로 고용 상황을 진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취업자 감소추세는 생산가능인구와 관련된 구조적 문제가 있다. 취업할 사람 자체가 줄어든 것이라는 설명이다. 송 의원은 “야당은 소득주도성장을 '세금중독성장', '망국적행위'라고 하면서 비난수위를 높이고 있다”면서 “고용의 질이 개선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고용쇼크' 같은 과도하거나 자극적인 표현은 불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여야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설계자로 알려진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장)을 증인으로 세워 공방을 이어갔다. 야당은 검증되지 않은 이론을 실험했다고 비판했다. 여당과 홍 전 경제수석은 경제 체질개선 과정의 진통이라며 맞섰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홍 전 경제수석에게 “한 나라의 경제수석이 새로운 정책을 펼칠 때 확신도 있어야 하고 검증돼야 한다”라며 “경제수석으로서 이론만 가지고 실험했다는 게 무모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신창현 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 이후 고용률 저하 등이 한국 경제 체질을 바꾸는 과정의 진통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대기업, 수출주도 구조에서 내수,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꾸는 중이라 진통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홍 전 경제수석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한다. 정부 정책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다”라고 답하면서도 “소비, 투자가 늘고 그 속에서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고용 상황이 굉장히 안 좋은 부분은 국민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고용이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것은 정책 요인 외에도 구조 요인이 겹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저임금 차등적용과 관련해선 국회에 여러 법안이 제출돼있기 때문에 법안 심의에 들어가면 차등적용의 장단점에 관한 입장을 가지고 의원과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더 좋은 일자리가 더 많이 만들어지도록 저와 고용부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으며 이른 시일 내에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