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카카오 합작사, 이르면 내달 인가..데이터 처리 솔루션에 집중

서울아산병원 전경
서울아산병원 전경

서울아산병원과 카카오가 합작한 조인트벤처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가 데이터 물리적 이동을 전면 배제한 빅데이터 솔루션 사업을 시작한다. 직접 데이터를 분석·활용하는 것은 제외하고 의료 빅데이터 처리 과정에 필요한 '도구'만 개발한다.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는 이르면 내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사업인가가 예상된다. 사무공간 확보, 조직구성 등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 사업에 뛰어든다.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는 8월 현대중공업지주, 서울아산병원,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1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조인트벤처다. 국내 대표병원과 플랫폼 사업자 손을 맞잡았다는 점과 국내 최초 의료 데이터 전문회사를 선언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정위 인가를 받으면 법인설립 절차도 사실상 마무리된다. 대기업, 대형병원이 설립하는 조인트벤처인데다 의료정보를 다루는 사업영역인 만큼 까다로운 심사 절차가 진행된다. 내달 인가 획득이 유력하다.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헬스이노베이션빅데이터센터장은 “공정위 심사가 통상 2~3개월 정도 걸리는데, 이번 사안은 사회, 산업 관심이 높아 지체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달 인가되면 서울아산병원 내 기업 입주공간에 사무실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사업모델은 데이터 프로세싱(처리) 솔루션 개발·공급으로 설정했다. 일평균 외래환자만 1만명이 넘는 서울아산병원은 500만명 이상 의료정보를 확보했다. 연구목적이나 의료 서비스 고도화, 경영 개선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제 과정이 필수다. 텍스트, 영상 등 데이터 종류가 복잡하고 비표준화된 의료정보를 정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는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해 대부분 병원의 고민인 '데이터 처리' 분야에 전문 솔루션을 공급한다.

김 센터장은 “많은 병원이 물리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지만 활용에 필요한 익명화, 시각화, 데이터 프로세싱 기술 등은 부족하다”면서 “이런 툴(도구)을 개발해 주요 병원에 공급한다면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8월 의료 빅데이터 사업 합작투자계약 체결식에서 현대중공업지주, 서울아산병원, 카카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관계자가 기념촬영했다.
8월 의료 빅데이터 사업 합작투자계약 체결식에서 현대중공업지주, 서울아산병원, 카카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관계자가 기념촬영했다.

클라우드 등 물리적으로 데이터를 옮기거나 직접 분석하는 업무는 전면 배제한다. 설립 초기부터 환자정보 유통 우려가 나온데 이어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지적이 제기됐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법 사항 발생 시 단호히 처벌하겠다고 밝히는 등 사업 개시 전부터 부담이 가중됐다.

데이터 솔루션 사업은 신규 수요 창출과 사회적 우려를 해소하는 절충안이다. 최근 병원은 막대한 환자정보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 깊다. 데이터에 기반한 의료IT 전문기업은 국내에서 손꼽는다. 데이터 정제, 분류, 표준화 등 처리 솔루션은 잠재 수요가 높다. 카카오는 우선 서울아산병원 빅데이터 역량을 고도화해 노하우를 확보한다. 대외사업까지 안착할 경우 안정적 성장 모델까지 구축한다.

김 센터장은 “사회 여러 곳에서 우려가 많은 만큼 데이터를 직접 다루는 것보다는 도와주는 솔루션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의료 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3년 내 국내 최고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