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 근래 최고 난이도 ...오자까지 나와 혼선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영역 난이도가 높아 '불수능'으로 평가됐다. 수학은 지난 해와 비슷했거나 쉬운 영역이라는 평도 일부 나왔으나 절대평가가 적용된 영어는 지난 해보다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5일 전국 86개 시험지구 1190개 시험장에서 2019학년도 수능이 오전 8시 40분부터 일제히 치러졌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에 지원한 수험생은 59만 4924명이다. 1교시인 국어영역에는 59만 2229명이 지원했으며 5만6122명이 결시해 53만 6107명이 응시했다. 국어영역에는 김춘수의 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지문과 35번 문제 보기 2에서 오자가 발생했다. 출제본부는 지난 10일 새벽 인쇄 후 발견해 물리적으로 수정할 시간이 없었다면서 수험생들에게 정오표를 나눠줬다. '봄을 바라고'를 '봄을 바라보고'로 잘못 표기했다.

교사들이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어영역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교사들이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어영역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문제 풀이에는 지장이 없으나, 평소 접하지 못한 시에 오탈자까지 있어 학생들에게 심리적인 부담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교사들이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어영역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교사들이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어영역 분석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강래 출제위원장(전남대 사학과 교수)은 “문제풀이에는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지만 부호 하나라도 정확하게 하는 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에 정오표를 제작해 배부하게 됐다”며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2019학년도 수능은 지난 해보다 어려웠다는 평이다. 지문길이도 길고 문항과 보기까지 길어 문항 수 틈이 적었던 것이 확연히 보일 정도였다.

입시전문가들은 2019학년도 수능이 전년도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되어, 상위권과 중위권의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어영역은 지난 해 수능보다 확연하게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문과 문항의 길이가 길고 생소한 형태의 유형이 많이 등장해 체감 난이도는 더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21~26번 문항은 박태원의 현대소설 '천변풍경'과 이범선 원작의 시나리오 '오발탄'을 복합한 형태로, 현대시와 문학을 주로 복합했던 기존 유형과 달랐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과학 지문을 응용한 31번 문제다. 이 문제에서 상위권 변별력이 생겼을 것이라는 게 교사들의 평가다.

'서양과 동양의 천문 이론'을 소재로 한 27~32번 문항은 서양 천문학의 발전 및 뉴턴 역학 이론에 대한 과학적 설명과 중국 천문학에 대한 철학적 설명을 연계한 융합 지문이다. 31번 문제는 만유인력의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하고 보기 문항을 정확하게 이해해 이를 바탕으로 추론까지 해야 하는 문제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는 “31번 문제는 만유인력의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하고 보기 문항을 정확하게 이해해 이를 바탕으로 추론까지 해야 하는 문제”라면서 “정확한 추론 능력이 없으면 정답을 찾기 어려운 문제”라고 평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대표는 “2005학년도 현 수능 도입 이래 최악의 국어”라고 평가하고 “2005학년도 이래 1등급 컷을 80점대로 추정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수학은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이다. 30문항 중 객관식 20~21번, 주관식 29~30번 4문항이 상위권 변별력을 가졌다. 가장 어려운 30번 문항은 개념을 찾아내는 것이 어렵지만 지난 해보다는 계산은 다소 쉬웠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절대평가가 적용된 영어는 9월 모의평가보다는 1등급 숫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교사들은 전망했다. 등급별 변별력이 중요한 절대평가의 특성에 맞게 너무 쉬운 문제나 너무 어려운 문제는 줄인 것으로 보인다.

영어 듣기에서 과학 지문이 나온 것도 달라진 점이다. 영어 듣기 주제가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된 점이 주목할 만 하다.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면서 정시에서는 영어 영향력이 다소 낮아지겠지만 수시 입시에서는 여전히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시에서 영어를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문수 청원여자고등학교 교사는 “국어는 전체적으로 학생들이 당황스럽게 느꼈을 난이도”라면서 “표준점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고 오히려 며칠 뒤 있는 대학별 고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