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 싱킹]<10>본질을 위한 공공서비스 접근 방식(1)

[김태형의 디자인 싱킹]<10>본질을 위한 공공서비스 접근 방식(1)

문제 해결 방법에 창의력을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 흐름은 다양한 분야 융·복합 및 집단지성 활용과 만난다. 이는 국가 정책 및 공공 서비스 개발을 위한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디자인 싱킹을 요구한다. 이미 미국·유럽 같은 선진국을 비롯해 싱가포르·대만 등 신흥경제국에까지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한 예로 지난 4월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는 싱가포르기술디자인대(SUTD) 포럼에서 국가 혁신 전략으로 디자인 싱킹을 촉구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디자인 싱킹 기반 운영 조직을 설립했다. 2025년까지 혁신 주도형 경제 성장과 국민 삶을 개선하기 위한 경험 혁신에 주력하면서 디자인 싱킹을 적용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좀 더 나은 공공 서비스 개발을 위해 디자인 싱킹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여기서 '공공'은 다양한 형태로 논의될 수 있지만 대체로 사회 전체 필요성과 이익에 직결되는 '공공 이익' 개념을 수반한다. 이에 따라 공공 서비스는 공공복리 증진을 위한 정부 및 공공기관 서비스를 뜻한다. 이러한 공공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준비, 연구, 전략 수립, 실행이라는 여러 단계가 필요하다. 세세하게 살펴보면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정책 및 내·외부 관계자를 파악하고 △기존 서비스 사례 및 이슈, 사업 수요 등을 파악하며 △공공 서비스 계획을 구체화하고 실행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서 △실행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물론 프로세스 전반은 디자인 싱킹과 차이가 커서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한 프로세스가 아니라 단계별 목적과 접근 방식이다. 그동안 공공 서비스 개발 준비 및 연구 단계는 대부분 정책·제도와 개발을 위한 주체 파악을 통해 실현 가능성에 대한 여부 확인에 초점을 맞췄다. 복잡한 내·외부 이해관계자에 대한 심층 요구와 동기를 파악해 인사이트를 도출하기보다 이슈 겉핥기에서 끝나는 경우도 대부분이었다. 서비스 개발에서 실제 서비스 자체 및 공공 서비스 수혜와 사용 대상자 이해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실행 전 과정에서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사용자에 기반을 둔 검증 단계가 부족한 점도 있다.

더 나은 공공 서비스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과정 속에 디자인 싱킹을 접목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슈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공공 서비스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둘째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가, 셋째 어떻게 작동돼야 하는가에 관한 부분이다.

첫 번째 어떻게 설계돼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은 디자인 싱킹 가운데 인간 중심 접근 방식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진국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교통, 의료, 치안 등 여러 공공 영역에서 사회 현안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디자인 싱킹을 활용, 성과를 거뒀다. 디자인 싱킹을 하나의 정책 기획 방법으로 접근했다. 정책 및 공공 서비스를 추진하기 전 단계에서부터 기존 공무원이 본인이 인지하는 정책 및 서비스를 계획하고 실행한 것과 달리 사용자(정책의 주요 사용자인 국민) 중심 사고 방식으로 접근했다. 이는 공무원이 주어진 공공 문제 해결자가 아니라 사용자인 국민과 함께 문제를 규정하는 '문제의 정의자'로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필자 역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이러한 공공 서비스를 기획하는 과정에 디자인 싱킹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에는 경기도 화성시와 함께 주민참여예산제를 기반으로 '청소년 예산학교' 과정을 통해 공공 서비스 개발뿐만 아니라 지자체 예산을 수립하기 전 단계에서부터 디자인 싱킹을 활용했다.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 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