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스마트워치, 헬스케어 변방에서 중심으로

엘비스 왕 가민코리아 지사장
엘비스 왕 가민코리아 지사장

제2의 태블릿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초래한 스마트워치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공개한 3분기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총 100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0만대 대비 67% 성장을 거뒀다. 전체 시장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애플워치 신제품이 3분기 말에 출시되면서 높은 성장세를 구가했다. 4분기 성장률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워치가 빠르게 진화하면서 사용자층이 확대되고 있다. 초기 스마트워치는 아날로그 시계를 대체하는 패션워치에 그쳤지만 멀티 스포츠워치로 진화하면서 스포츠·아웃도어 활동 동호인 중심 저변 확대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헬스케어 핵심 기기로 자리 잡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미래에는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 공통 견해다. 스마트기기가 발달하면서 과거 치료 중심 시장과 달리 예방 중심 헬스케어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헬스케어 관련 세계 최대 시장 미국 경우 성인 한 명이 1년간 지출하는 헬스케어 비용(1만633달러)은 지난해 이미 1만달러를 넘어섰다. 2021년에는 1만200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인 평균 수명은 1990년대 73.5세에서 2016년 82.3세로, 20여년 만에 9년 가까이 증가했다. 고령화는 이미 당면 문제다. 평소 건강을 지키기 위한 지출을 투자라고 생각하면서 기꺼이 '헬스케어'에 지출하고 있다.

예방 차원에서 헬스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는 2017년 62억달러(약 7조295억원) 규모이던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2022년에 약 140억달러(15조8732억원) 규모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마트워치는 단순히 일부 헬스케어 기능을 수행하는 도구가 아니다. 예방 중심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에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스마트워치 선두 주자가 관련 기능 추가에 집중하고 있다.

한 예로 애플은 애플워치 시리즈4에 심전도 측정 기능을 추가했다. 심장 활동을 전기로 측정, 심장 박동이 일정한지 등을 사전에 체크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가민은 신제품 피닉스 5 플러스를 통해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평소에 신체 컨디션을 체크할 수 있음은 물론 야외 활동 시 무리한 활동으로 인해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것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에서 기본으로 제공되는 걸음 수, 맥박 측정 기능도 신기술과 결합해 정교해지고 있다. 스마트워치 각종 센서에서 측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칼로리 소모량, 스트레스 지수 등을 분석·제시한다. 멀티스포츠워치의 경우 운동 방법이 적절한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운동량은 어느 정도인지, 언제 쉬어야 하는지 등 코칭까지 이미 제공하고 있다.

헬스케어 시장에서 스마트워치 역할이 커질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방대한 정보를 개인이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헬스케어는 건강·의료 정보를 개인이 아니라 병원에서만 보유했다. 건강관리에서 예방 중요성은 커졌지만 관련 정보를 개인이 관리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 중요한 건강 정보를 스마트워치에서 실시간 관리할 수 있다면 효율성이 더욱 높을 것이다. 데이터에 기반을 둔, 맞춤형으로 건강을 관리해 주는 '손목 위의 주치의'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스마트워치가 헬스케어 기기로 발전하는데 극복해야 할 난제도 산적하다. 최적화 기술 개발이 급선무다. 스마트워치가 의료기기로서 인정받는 법 및 제도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스마트워치 시장은 빠르게 발전해 나갈 것이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

엘비스 왕 가민코리아 지사장 service.kr@garmi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