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포럼]전기요금과 지능형 검침 인프라

[에너지포럼]전기요금과 지능형 검침 인프라

아침저녁으로 추운 날씨가 겨울을 실감케 한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40도를 육박하던 재난 수준 폭염에 힘들어 한 기억이 흐려진다. 올해 여름 국민은 냉방기 전기요금을 두려워한 나머지 찜통더위에 몸살을 앓았다.

어느새 겨울로 접어들면서 폭염 기억은 사라지고 있지만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이슈는 쉽게 가시질 않는다.

2016년 여름에도 같은 문제로 누진제를 개선했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정부는 2016년 말부터 소비자가 검침 일을 택하는 '희망검침일제도'를 운영했지만 원격검침시스템이 구축된 일부 소비자만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누진제 문제를 더욱 근본부터 개선하기 위해 '계시별 요금제'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역시 필수 인프라인 지능형검침(AMI) 시스템 보급을 전제로 한다.

정부는 2012년 '지능형전력망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0년까지 전국 2250만 가구 저압 고객 대상 AMI시스템 보급 완료를 목표를 세웠다. 올해 초 한국전력공사는 전체 약 30% 규모인 680만 가구 대상으로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고, 현재 4차 400만 가구 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AMI시스템은 적기 구축도 중요하지만 안정성 및 신뢰성도 생각해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전력 서비스 수용을 위한 설비의 호환성, 확장성도 요구된다.

AMI시스템은 미래 지향 시스템 도입을 위해 연구개발(R&D) 지속 및 기능 개선을 거듭하고 있다. 차세대정보집중장치(A-DCU), 모뎀, 차세대 스마트미터 등을 포함한 미래 AMI시스템 기술 요구 수준과 구축 방향에 대해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머리를 모으고 있다. △대규모 설비운영 환경을 고려한 AMI시스템 안정성 및 신뢰성 확보 △4차 산업혁명 시대 다양한 서비스 요구에 효과 높은 대응이 가능한 호환성 및 확장성 확보 2개 테마가 가장 크다.

이를 추구하는 움직임은 한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 사례가 차세대 AMI시스템 핵심 장치로 평가받고 있는 A-DCU 개발이다. 한전KDN 컨소시엄이 지난해 개발 완료한 A-DCU는 유·무선 통신 방식을 지원, 다양한 설치 환경에 최적화된 통신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DCU 대비 통신 품질을 대폭 향상시켰으며, 유니버설 슬롯 구조로 제품 확장 및 호환성이 우수하다. 자가 진단 및 원격제어 기능 강화로 유지 관리 효율성도 극대화했다. A-DCU는 앞으로 5차, 6차 AMI 구축 사업 상용화의 시험대에 본격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AMI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설비가 늘어난 만큼 처리해야 할 데이터도 많아진다.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 저장, 가공, 처리하기 위한 서버시스템 기능 및 구조 또한 이미 개선 작업이 시작됐다. 설비 및 네트워크 이중화와 분산·병렬 체계로 시스템 무중단 운영과 데이터 처리 고속화 지원, 미들웨어 플랫폼 적용으로 신규 부가 서비스 구현에 능동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리정보체계(GIS) 기반 설비관리, 망관리시스템(NMS)과 시스템관리시스템(SMS) 통합관리 기능 제공 등 대규모 검침 설비의 효율 운영이 가능하도록 개선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에게 더욱 개선된 전기요금 제도 합리화 도입을 약속했다. 약속이 적기에 이행되기 위해서는 AMI시스템 보급과 안정된 운영이 뒷받침돼야 한다. AMI시스템은 국가 발전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할 신성장 동력, 국민과 함께하는 지능형 전력망 인프라임을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훈 한전KDN AMI사업처장 ehoon-8989@kd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