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이중화 확산 조짐

KT 아현지사 화재 이후 망 이중화를 넘어 통신사업자 이중화가 확산될 조짐이다. 두 개 이상 사업자가 이원화 망을 운영, 통신장애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KT 아현지사 화재 당시 소방당국이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
KT 아현지사 화재 이후 망 이중화를 넘어 통신사업자 이중화가 확산될 조짐이다. 두 개 이상 사업자가 이원화 망을 운영, 통신장애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KT 아현지사 화재 당시 소방당국이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

KT 아현지사 화재 이후 망 이중화를 넘어 망 사업자 이중화가 확산될 전망이다. 망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불의의 망 장애를 차단하기 위해 두 개 이상 사업자의 이원화 망을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통신망 사업자 이원화를 골자로 하는 법률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본지 1월 10일자 1면·6면 참조〉

금융기관과 외국계 기업 등 일부 기관만 적용하던 망 사업자 이중화가 올해를 기점으로 대대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전사 정보통신기간망 전용회선 임차용역' 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다. 한수원 37개 사업장 외부 인터넷 회선, 본사-사업소 간 전용회선, 대외기관 연계 전용회선 구축과 서비스 제공이 범위다.

특징은 주회선과 이중화회선 사업 별도 발주다. 주회선 사업자로 낙찰된 입찰 참자가는 이중화회선 낙찰자 선정 때 제외한다. 망을 이원화하되 각각 다른 사업자가 운영토록 하겠다는 의미다.

17개 지방경찰청 통합망 사업을 추진하는 경찰청도 통신사 이중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제공요청서(RFI)를 통해 통신사 의견을 수렴하는 초기 단계임에도 망 사업자 이중화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업 방식 결정 이전이지만 궁극적으로 사업자 이중화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만일 사업자 이중화를 선택한다면 17개 지방청별 이중화 수준(범위)을 통일해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올해 통신망 사업을 발주하는 공공기관은 모두 사업자 이중화를 고민하고 있다.

통신사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시하고 있다. 한 통신사만 선정하는 망 이중화 방식보다 망 사업자 이중화로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통신사 외에도 장비사도 사업 참여 기회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주회선 또는 이중화회선 사업에 역량을 집중, 수주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주회선과 이중화회선 수주 경쟁 분산으로 70% 미만에 불과한 낙찰률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도 엿보인다.

반면 예산이 한정된 채로 주회선과 이중화회선 사업이 분리되면 종전보다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비용이 추가되더라도 망 장애로 인한 재난 발생에 따른 대국민 서비스 피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망 사업자 이중화에 대해서는 KT와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입장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공공분야 통신망 사업 70~80%를 수주해 온 KT는 경쟁사 시장 진입이 반가울 리 없다. 반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사업 확대를 타진할 절호의 기회다.

<표>한국수력원자력 정보통신기간망 전용회선 임차용역 사업 개요

통신사 이중화 확산 조짐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