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IBM·포드와 코발트 공급망 추적에 블록체인 도입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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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IBM, 포드모터컴퍼니, 화유코발트, RCS글로벌 등과 함께 코발트 공급망 추적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다.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광물 자원 이력을 추적함으로써 아동 노동, 노동 착취 등을 막겠다는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에는 광산부터 최종 사용자에 이르기까지 광물 자원 공급망의 주요 단계를 구성하는 기업이 다수 참여한다. 2019년 중순을 목표로 소비재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광물 자원을 추적하고 인증하는 개방형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노트북, 모바일 기기,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 원료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코발트 추적에 초점을 맞췄다.

코발트는 배터리를 만드는 필수 광물 가운데 하나다.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만들어진다. 채굴된 코발트는 중국에서 정련 작업을 거쳐 배터리 업체를 통해 정보기술(IT) 기기나 전기차에 탑재된다. 그러나 공급망 체계가 복잡하고, 생산과 유통 경로가 불투명하다. 이 과정에서 아동 노동과 인권 유린 등 사회적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2016년 1월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가 많은 아동이 열악한 노동 환경 속에서 코발트 채굴을 위해 동원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이 같은 사회적 문제를 분산원장 기법인 블록체인으로 유통,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콩고민주공화국 내 코발트 광산에서 생산된 코발트가 한국에 있는 LG화학,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거쳐 미국에 있는 포드 공장에 도달하기까지 공급 사슬 추적이 가능해진다.

프로젝트 동참 기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제정한 '책임 있는 광물 자원 조달 원칙에 의거'한 별도 인증을 부여받는다. 종전에는 광산업체, 제련업체, 소비자 브랜드 등 업계 기준 준수 여부를 외부 감사에 의존한 가운데 입증해 왔다. 블록체인 도입으로 접근 권한이 허용된 모든 네트워크 참가 기업은 변경할 수 없는 데이터를 실시간 조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참가 기업은 자사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받는다.

LG화학·포드·IBM 등 배터리, 자동차, IT 기기 제조사는 원재료 수급 과정에서 공급 투명성을 확보하게 됐다.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 최고 배터리 기업으로서 제품 성능과 품질뿐만 아니라 원재료 수급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매니시 카울라 IBM 글로벌 산업 제품 총괄은 “코발트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블록체인이 광물 자원 공급망의 사회적 책임 확대를 위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보여 주는 실증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 “이 사업을 향후 소비자가전에 사용되는 광물 자원 공급망 전반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선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기업은 대형 광산에 프로젝트 접목을 우선 시작하지만 재래식 소규모 광산에도 이력추적 기법 등을 블록체인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국제 시장에서 원자재를 판매할 수 있는 모든 생태계에 블록체인을 전면 융합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소규모 광산 업체가 기업 실사 데이터 제공업체와 협력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동참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코발트 블록체인 프로젝트 원천 기술은 리눅스 재단 하이퍼레저 패브릭을 적용한다. 하이퍼레저 프로젝트를 필두로 이종 기업 간 여러 블록체인 진영이 올해를 기점으로 다양한 실증사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이퍼레저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산업 내 공급망 네트워크 기업이 개방형 네트워크에 동참해 광물자원을 추적, 인증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다.

한편 LG화학과 IBM 등은 코발트를 넘어 흔히 분쟁 광물로 지칭되는 탄탈룸, 주석, 텅스텐, 금이나 희토류 같은 기타 전지 원료 금속과 원재료로까지 블록체인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중장기로는 자동차, 우주항공, 방산, 소비자가전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