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5G 세계 최초 성과를 실질 성과로 이어 가야

[기자수첩]5G 세계 최초 성과를 실질 성과로 이어 가야

자율주행, 원격로봇,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이후 5G 서비스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5G만큼 빠른 속도로 5G 망 구축과 서비스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의 5G 세계 최초 상용화에 맞춰 기업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망 구축부터 서비스 개발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 보인다.

이통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한 까닭도 있지만 우리나라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도 한몫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이어 혁신적 5G 서비스를 출시, 세계 5G 시장 헤게모니를 선점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는 옛말이 있다. 5G 경쟁은 단거리 레이스가 아니라 마라톤이나 다름없다. 당장의 우위가 지속적 우위를 보장하지 않는다. 서두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속도를 조절하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5G는 자율주행, 원격의료 등 사람의 안전과 생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5G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그 밥에 그 나물이다. 가입자를 유인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라고 자신할 수 있는 게 있을 지 의문이다. 철저하게 검토하고 고민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안정적 5G 망 구축도 마찬가지다. 특정 지역만의 5G가 아닌 이용자 전체를 아우르는 망 구축, 품질 유지도 하루아침에 가능한 건 아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는 재론의 여지가 없는 의미 있는 성과다. 그 덕분에 지난해 12월 1일 첫 5G 전파를 발사했고, 오는 3월에는 첫 5G 스마트폰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정부와 이통사가 의미 있는 성과를 진정한 성과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숨 돌리고, 현재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미래를 재차 고민하는 시간도 가졌으면 한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