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확 달라진 금융위...금융도 핀테크처럼 소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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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확 달라졌다.”

최근 핀테크 기업을 만나면 흔히 듣는 평가다. '핀테크 요정' 같은 애칭이 젊은 핀테크 기업인의 입에서 자주 거론된다.

실제 16일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금융위의 핀테크 혁신간담회에서도 참석자의 이목은 최종구 금융위장의 말보다 20~30대 젊은 사무관의 입에 쏠렸다. 이날 금융위는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사업 예산, 마이데이터 산업 도입에 따른 주요 과제 등 발표를 국·과장급이 아닌 일선 사무관에게 맡겼다.

핀테크 기업 눈높이에서 시장에 신규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했다. 핀테크 기업의 어려움도 잊지 않고 언급했다.

은행장, 증권사 사장단이 대거 출동해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흔한 행사와도 다른 모습에 일부 금융권 관계자는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한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오히려 사무관에게 맡겨 뒀더니 행사가 더 잘 풀린 것 같다”면서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흔히 금융 분야 규제 샌드박스로 불리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에 따른 대응도 이날 행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기존 업무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의사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분위기다. 핀테크 기업의 혁신 서비스를 시장에서 시범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한 지정대리인 제도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더디게 움직인다.

반면에 핀테크 기업은 기존 관행을 거부하며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로 금융 소비자에게 다가서는 동시에 금융권에서 요구하는 소비자 보호 등 우려는 선제 대응하며 소통하고 있다.

신경을 끄고도 내 돈 관리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관리, 액티브엑스 설치가 필요 없는 손쉬운 송금 등 서비스는 금융 당국의 유권해석에 앞서 핀테크 기업이 요구하고 나서서 문제를 해결한 영역이다. 금융 당국의 규제 부담에 신규 서비스는 개시조차 쉽게 나서지 못한 기존 금융권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200여개 핀테크 규제를 수집해 순차 해결하겠다는 금융 당국의 의지는 일선 사무관을 '핀테크 요정'이라며 반기는 핀테크 기업인의 모습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핀테크 혁신 지원뿐만 아니라 금융 산업 규제 전반에 걸친 금융 당국의 혁신 행보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