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미세먼지가 바꾼 에어컨 시장…올해 화두는 '공기청정'

[이슈분석]미세먼지가 바꾼 에어컨 시장…올해 화두는 '공기청정'

올해 에어컨 시장에서는 '공기청정'이 화두다. 가전업계는 프리미엄 라인업에만 제공하던 공기청정기능을 제품군 전반으로 확대했다. 미세먼지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에어컨 공기청정기능은 프리미엄 기능이 아닌 필수 기능이 돼버린 셈이다. 공기청정기능이 에어컨에 탑재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에어컨 공기청정기능 확대 원년은 올해가 될 전망이다.

에어컨에서 공기청정기능이 강조되면서 에어컨은 여름가전에서 탈피, 사계절 가전 입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는 대면적 공기청정을 지원하는 에어컨은 거실을 청정하고 상대적으로 청정 면적이 좁은 기존 공기청정기는 각 방에서 활용하는 그림을 그린다. 이를 위해 공기청정면적도 상업용 공기청정기 급으로 넓혔다.

또 제습기능과 온풍 기능으로 사계절 활용성을 높인다. 매년 향상되는 인공지능(AI) 성능으로 사용자 편의성도 높아졌다. TV와 스마트폰, AI 스피커처럼 다른 가전을 원격 제어할 정도로 사물인터넷(IoT) 기능성도 높아졌다.

에어컨이 소비자 수요를 적극 반영하면서 2017년과 지난해 흥행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에어컨은 2010년 이후 200만대 수준 연간 시장 규모를 유지했다. 그러나 기록적 폭염이 강타한 2017년과 지난해 에어컨 연간 시장은 250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에어컨 수요가 급성장하면서 여름이면 에어컨 물량 부족과 에어컨 설치 대란이 빚어졌다. 공기청정 수요까지 흡수할 경우 에어컨은 올해에도 예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

◇주요 가전사, 공기청정 탑재 제품군 비중 대폭 늘려

삼성전자 2019년형 무풍에어컨 라인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공기청정 탑재 에어컨이 지난해보다 세 배 늘어났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할 홈 멀티(스탠드형+벽걸이형 패키지 상품) 스탠드 에어컨 50개 제품 중 31개 제품에 공기청정기능을 탑재했다. 지난해에는 11개 스탠드 제품이 공기청정기능을 지원했다. 홈 멀티 벽걸이 에어컨은 전 제품에 공기청정기능을 지원한다.

LG전자도 2019년형 휘센 에어컨에 공기청정기능 탑재 제품을 늘렸다. 2019년형 에어컨 26종 가운데 24개 제품에 공기청정기능을 지원하면서 거의 모든 제품군에 공기청정기능을 탑재했다. 지난해 공기청정기능 탑재 제품군이 15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공기청정기능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공기청정면적이 큰 에어컨은 거실을 공기청정하고 별도 공기청정기는 방에서 활용하는 트렌드를 반영했다는 게 LG전자 입장이다.

대유위니아가 오는 25일 공개 예정인 2019년형 '둘레바람' 에어컨 라인업도 공기청정기능을 강화했다. 한국공기청정기협회 CAC 인증을 획득했고 전자 헤파필터(ifD)를 적용했다. 2019년형 제품군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공기청정기능을 지원하는 제품군도 확대했다고 대유위니아 관계자가 전했다.

캐리어에어컨은 올해 초 선보인 '더 프리미엄 AI 에어로 18단 에어컨'을 3개 사양(프리미엄·최고급·고급)으로 출시했다. 전 제품군에 공기청정기능을 탑재했다. 제품 등급에 따라서 '나노이' 공기제균기능을 추가했다.

◇공기청정기능 강화…청정면적·청정성능 높였다

집 안에서 가장 넓은 공간이 바로 거실이다. 제조사는 에어컨이 배치되는 공간을 감안, 공기청정면적을 넉넉하게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e-헤파(HEPA) 필터'를 탑재, 113㎡(34평) 대면적 공간을 청정한다. 상업용 공기청정기에 버금가는 면적이다. 극세필터·전기집진필터·탈취필터로 이루어진 PM1.0 필터시스템에 미세한 전기장 방식으로 지름 0.3㎛(마이크로미터)미세 입자까지 99.95% 제거한다.

상황에 따라 맞춤형 청정모드도 갖췄다. △빠르고 강력한 '파워청정' △e-헤파 필터만 운전해 경제적인 '독립 청정' △찬바람이 닿지 않는 '무풍 청정'을 선택할 수 있다.

LG전자도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놓는 가정이 늘어나고 에어컨은 거실 청정을 담당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2019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은 청정면적이 기존보다 6.6㎡(2평) 더 넓어져 최대 66.1㎡(20평) 면적을 청정한다. 극초미세먼지까지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PM1.0 센서를 탑재했다. 또 △큰 먼지와 작은 먼지를 제거하는 '극세필터' △황사와 초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초미세미니필터' △극초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초미세플러스필터' △먼지를 끌어 모아 먼지 제거성능을 강화하는 '집진이오나이저' 등 4단계 공기청정 전문필터를 마련해 공기청정성능을 제고했다.

캐리어에어컨 2019년형 제품 최대 공기청정면적은 71.7㎡(21.7평)이다. 제품별로 공기청정방식을 세분화했다. 최상위 제품인 프리미엄형에는 ifD필터, 탈취필터, 프리필터와 함께 '나노이' 제균기술을 적용했다. 나노이 기술은 파나소닉 특허 기술을 들여와 실현했다. 물에 포함된 미립자 크기 이온 수분을 활용해 공기를 청정한다. 공기 중 바이러스균, 곰팡이균, 5대 유해가스를 억제한다. 최고급형에는 ifD 필터, 탈취필터, 프리필터를, 고급형에는 정전필터, 탈취필터, 프리필터를 적용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