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세계 600만대 팔린 SUV 닛산 '엑스트레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생소하던 2000년 일본 닛산은 '엑스트레일' 출시했다. 이후 19년 동안 여러 차례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으로 가격과 성능을 개선시키며 일본·미국 등에서 매년 '베스트 셀링카'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 600만대를 달성하는 기록도 세웠다. 한국닛산은 이달 초 3세대 부분 모델 '더 뉴 엑스트레일' 한국에 처음 출시했다.

더 뉴 닛산 엑스트레일 (The New Nissan X-TRAIL).
더 뉴 닛산 엑스트레일 (The New Nissan X-TRAIL).

최근 닛산 '엑스트레일'을 경기 용인 일대 약 90km 구간을 타봤다. 구간은 엑스트레일의 안정적인 주행성과 가속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와인딩 코스와 고속도로로 구성됐다.

승차감은 대체로 가볍고 경쾌했다. 스티어링 휠이 비교적 가벼워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빠른 질주본능과 함께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다.

닛산은 '엑스트레일' 상위트림인 SL모델을 기반으로 △2WD △4WD △4WD 테크 등으로 국내 출시됐다. 상위 트림인 4WD Tech로 19인치 알로이 휠이 적용됐다. 하위 트림인 2WD, 4WD에는 18인치 휠을 탑재했다. 후면부의 범퍼는 크롬으로 디자인됐고 테일램프는 헤드램프와 마찬가지로 부메랑 모양의 LED가 적용됐다.

엑스트레일은 3세대 부분 변경 모델로 준중형 SUV임에도 중형급에 가까운 널찍한 공간과 안락함을 장점으로 꼽고 싶다. 또 첨단 편의 안전 기술 등이 조화를 이룬 것도 특징이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엔진과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의 조합으로 강한 주행성능을 제공한다. 가솔린 2.5리터 엔진은 최고출력 172마력, 최대 토크 24.2kg.m 힘을 발휘한다.

이날 다양한 커브와 급격한 경사로 등으로 이뤄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둘레길은 짧은 시간 동안 엑스트레일의 특징을 느끼는데 충분했다.

[신차 드라이브]세계 600만대 팔린 SUV 닛산 '엑스트레일'

시동을 걸었을 때 가벼운 진동이 느껴졌다. 정지 상태에서 진동과 소음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시속 100km까지 달렸을 때도 비교적 조용했다. 오히려 풍절음 보다는 노면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좀 더 크게 느껴졌다.

부드러운 주행감은 엑스트레일의 또다른 장점이다. 가다 서다 반복하는 구간에서도 부드러운 주행감을 제공했다. 승차감도 운전석과 동승자석 모두 안락했다. 여기에다 넉넉한 뒷좌석 공간까지 갖췄다. 슬라이딩·리클라이너 기능을 포함해 4:2:4대 비율로 조정이 가능하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65리터에 최대 1996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난 편이다.

실내는 보통의 국산차 SUV처럼 화려하진 않았다. 엑스트레일에는 스포티한 D-컷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곳곳에 가죽마감과 메탈, 유광블랙 등이 적용됐다.

더 뉴 닛산 엑스트레일 (The New Nissan X-TRAIL) 실내.
더 뉴 닛산 엑스트레일 (The New Nissan X-TRAIL) 실내.

코스에서 코너링을 할 때 '인텔리전트 트래이스 컨트롤'이 작동했다. 구간에서 각 바퀴에 걸리는 브레이크 압력을 제어하기 때문에 최적 경로를 유지시켜준다. 이 때문에 안전성과 운전 재미가 더 했다.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핸들이 묵직해 지면서 속도감 없는 안정적 주행성능을 발휘했다. 이 차는 3000~3500rpm에서 최고 출력을 낸다. 경쾌한 주행감 덕분에 소음이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빠른 가속시 변속 반응이 한 박자 느려 크게 아쉬웠다.

더 뉴 닛산 엑스트레일 (The New Nissan X-TRAIL).
더 뉴 닛산 엑스트레일 (The New Nissan X-TRAIL).

엑스트레일의 전체 느낌은 튀지 않고 안정감과 실용적이라는 생각을 몇 번이고 하게 됐다. 엑스트레일은 안정성과 평범함을 강조하면서 '닛산'이 가지는 보수적인 안정감을 제공했다. 시승을 마친 후 체크한 연비는 리터당 11.7km로 나왔다. 공인 연비(10.6km)보다 효율이 좋았다. 차량 가격은 3000만원 중반대로 가격경쟁력도 갖췄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이 상위 트림에만 적용됐고 해외에 적용된 '프로파일럿' 기능이 국내 차량에는 없다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