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CT고도화, SW생태계 조성이 급선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ICT산업 고도화 및 확산전략'을 발표했다. 지속적인 산업 성장을 위해 전년에 비해 20% 늘어난 예산 2조원을 투입, 반도체에 편중된 산업 생태계를 개선시키겠다는 게 골자다. 산업 고도화를 위해 대기업보다는 정보통신기술(ICT) 중소·벤처기업을 집중 지원한다. 2022년 기준으로 고용에서는 10%, 수출에서는 20%, 고성장 기업 면에서는 30% 성장을 각각 이루겠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내놨다.

정부가 고도화 전략을 수립한 데는 ICT 코리아 명성이 크게 퇴색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ICT 산업은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질적으로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다. 벤처기업의 양적 성장에도 질적 성장을 주도한 고성장 기업은 절대적으로 감소했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 20%를 웃도는 고성장 기업은 2014년 414개에서 2016년 380개로 축소됐다. 벤처 부문 기술력은 세계 최고 대비 80% 수준이며, 소프트웨어(SW) 핵심 인력 부족 현상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하드웨어(HW) 중심 산업 구조 고착화로 SW·서비스 중심 고도화가 미흡하면서 산업 전반에 걸친 성장 잠재력이 크게 약화됐다.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SW와 서비스 비중은 미국 76.1%, 일본 67.4%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29.9%에 불과했다

고도화 및 확산 전략은 당면 과제다. 벤처기업 중심으로 혁신 성장을 추진한다는 비전도 나쁘지 않다. 가장 시급한 과제가 생태계 조성이다. 대기업 성장에 따른 낙수 효과가 미미했다고 진단했지만 생태계를 위해서는 대기업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개별 벤처기업 분야를 지원하는 일도 의미가 크지만 ICT 산업이라는 큰 테두리에서 협력하고 성장하는 생태계가 우선 구축돼야 한다. 산업 고도화를 위한 여건 조성 없이 무분별한 지원 정책은 생색만 내는 전시 행정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ICT 생태계 핵심은 SW 분야라는 사실을 전제로 성과 있는 정책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