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불결제 시장 리스크 트렌드

[기고]지불결제 시장 리스크 트렌드

매년 새해를 맞을 때마다 많은 사람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겠다는 결심을 한다. 이런 연초의 마음가짐이 연말까지 이어져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변화를 위해 꾸준한 투자와 노력이 중요하지만 굳은 결심도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기 쉽기 때문이다.

올 한 해 지불결제 시장 내 리스크 관리자들이 맞닥뜨릴 다양한 도전 과제 역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된 투자와 노력이 중요해 보인다. 1년 후 카드 결제 리스크 영역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을까. 한 치 앞도 예상하기 어려운 것이 요즘 세상이지만 산업 전반의 흐름을 고려, 올해를 이끌 몇 가지 카드결제 리스크 변화 트렌드를 꼽아 봤다.

먼저 희소식부터 말하면 최신 집적회로(IC)칩 결제 기술 변화에 따라 오프라인 상거래의 카드 결제 부정 사용이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에서는 IC칩 결제 확대에 따라 대면 카드 결제 부정 사용 발생 비율이 80% 이상 감소했다. 이는 IC칩 결제 지원이 가능한 단말기가 늘면서 달성한 쾌거라 할 수 있다.

모바일, 인터넷 등 다양한 전자상거래 방식이 급성장하면서 디지털 카드 결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2020년까지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200억개까지 늘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면 거래에서 IC칩 결제 기술이 강화했다면 디지털 결제에서는 해결책으로 토큰이 될 수 있다. 카드 세부 정보를 고유의 식별자 값을 이용해 카드 번호나 결제 관련 정보가 직접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안전한 결제가 가능하다. 토큰화를 하면 판매자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저장할 필요가 없고, 소비자가 모바일 같은 결제 장치 등에 카드 정보 보관 때 발생하는 위험도 크게 감소한다.

지불결제 인증 방식 가운데 생체 인증 방식 도입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증 방식으로 흔히 사용되는 비밀번호는 매 결제 때 숫자를 일일이 암기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고, 보안 측면에서도 취약하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65%가 생체 인증 방식에 익숙하며, 86%가 생체 인증 방식의 사용에 관심이 있어 생체 인증 방식의 성장 공산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수요를 고려해 비자는 소비자들이 이미 익숙한 카드 결제 방식에서 다양하고 편리한 생체 인증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전 세계 카드 발급사들과 다각도로 협력하고 있다. 금융기관 및 다른 기업 역시 생체 인증과 관련해 새롭고 다양한 혁신 시도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위험 기반의 판단 모델 및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카드 사기 방지 시스템이 비대면 카드 거래의 카드 부정 사용 방지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신용카드사연합체(EMVco)는 3-DS(secure) 업그레이드를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10배 더 많은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파악해 불법 및 부정 사용 거래를 더욱 쉽게 평가할 수 있게 됐다.

또 최근 활발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AI 활용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수많은 리스크 요인을 점검, 카드 거래 승인 판단을 실시간으로 지원하게 될 것이다.

인텔 창립자 고든 무어는 컴퓨팅 파워 증가 및 비용 감소가 급속한 발전을 유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런 예측은 지난 40년 동안 실현돼 산업계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최근 지불결제 시장이 빠르고 복잡하게 변해 가고, 이러한 와중에 보안 요구는 높아 가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종착역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지불 결제를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강진태 비자 리스크관리 본부 이사 jikang@vi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