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블록체인·로보어드바이저·P2P·디지털ID'...금융권 전영역서 혁신금융 첫발

혁신금융서비스에 몰린 면면을 살펴보면 당장 수익성을 추구하기보다 사용자 편의성에 집중한 서비스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부터 각종 규제로 인해 쉽사리 서비스 확장에 어려웠던 로보어드바이저, 개인간(P2P) 금융 등 영역도 다양했다.

레이니스트는 기존 뱅크샐러드를 통해 제공하던 카드추천 서비스를 넘어 대출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하나의 앱에서 추천하고 손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로 혁신금융서비스에 도전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1사 전속주의'로 인해 카드나 보험 등 금융상품 모집인은 단 하나의 금융회사 제품만을 취급해야 했다. 소비자가 모든 대출 상품 금리를 확인할 수 없는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카드발급이나 대출의사가 있는 소비자에게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고 모집중개수수료를 받지 않는 경우에 한해 적용을 배제했지만 여전히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어음중개는 현재 대출 형태로 제한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매출채권 시장을 상환청구 없는 할인 방식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인다.

그간 중소기업의 매출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은 주로 은행을 통한 담보대출 형식으로 이뤄졌다. 외상매출채권을 협력회사 결제대금으로 지급하면 약정 은행에서 채권을 담보로 대출을 하는 형태였다.

곽기웅 한국어음중개 대표는 “공급망금융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신규 서비스를 통해 대출 중심으로 이뤄지는 중소기업 매출채권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유관기관 혁신금융서비스도 다양한 형태로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는 디지털 신원증명 플랫폼 '디지털ID' 사업을 준비한다. 디지털ID는 스마트폰에 저장하는 신분증명서의 일종이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본인 여부 확인을 위해 필요한 증명서가 스마트폰에 담기는 개념이다.

사진과 생년월일뿐만 아니라 통신사를 통해 확인한 휴대전화 정보, 계좌정보까지도 전자형태로 저장해 각종 결제 과정이 디지털ID로 손쉽게 이뤄지도록 한 서비스다. 공인인증서 역시도 디지털ID에 저장이 가능하다.

앞서 구축한 금융투자업계 블록체인망을 통해 디지털ID에 담긴 정보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등 4차산업혁명 기술도 적용한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공인인증서로 비대면 계좌개설을 하건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가입하건 30여개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면서 “번거롭게 입력해야 하는 사항을 ID 하나에 다 넣어 여러 부가적 작업을 생략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코스콤은 스핀오프를 앞두고 있는 사내벤처 핀테크업체 핀셋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 블록체인을 활용한 혁신 서비스, 핀테크 기업 콰라(QARA)와 협업한 로보어드바이저(RA) 솔루션 등이다. 그간 각종 규제로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었던 RA분야에서는 콰라(QARA)소프트가 인공지능(AI) 분석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직접투자까지도 가능할 수 있도록 한다. 개별 국내 주식과 해외주식,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각종 해외 테마펀드에 환전 비용과 거래수수료 없이 투자할 수 있다.

콰라 관계자는 “싱가포르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활용해 과거 '손정의 따라잡기 펀드'보다 더욱 안전하고 업그레이드된 구조로 혁신 서비스를 지정 신청했다”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위험도를 낮추고 개별 소비자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 핀테크 기업 관계자는 “당장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금융권에서도 얼마든지 기존 관행을 벗어난 신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금융위에서도 최대한 많은 서비스를 허용하는 것이 금융산업 전반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