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차세대 유망산업 3D 프린터, 벌써 위기라니

3D 프린터는 최근 수년간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꼽혀 왔다.

의료, 기계, 자동차, 전자, 교육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큰 수요 확대가 점쳐졌다. 그러나 국내 업계가 처한 상황은 암울하다.

동남권 3D프린팅 산업체 교육 프로그램
동남권 3D프린팅 산업체 교육 프로그램

3D프린터 업계에서 벌써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다. 인력을 감축하거나 임금을 체불하는 기업이 나타났다. 투자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품 출시 일정도 무한정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사실상 3D프린터 사업만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는 회사는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일단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되면서 다양성이 훼손됐다. 폭발적 시장 확대를 기대했지만 실제 수요가 늘지 않았다. 3D 프린팅 기술이 수요처의 다양한 요구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기술은 더디게 진화하는데 너무 장밋빛 전망만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을 선도할 만한 기업도 등장하지 못했다 기술력 있는 기업이나 대규모 투자 여력이 있는 대기업의 3D프린터 산업 참여는 거의 없다. 범용 기술의 고만고만한 중소기업이 업계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들이 작은 시장에서 가격 경쟁만 펼치고 있다. 그러니 수익을 낼 기업이 잘 나오는 못하는 구조다.

지금이라도 국가 3D프린터 산업의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전문가는 정부 지원 정책이 단순한 연구개발(R&D)보다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수요 창출 쪽으로 집중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매출을 내고 이를 재투자할 기반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3D프린터가 공공시장에서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으로 묶여 있는 점도 다시 살펴야 한다. 아직 시장 초기 단계인 3D프린터에서 대기업 참여가 제한되면서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우려될 수 있다.

3D 프린터의 향후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지금의 어려움을 잘 극복할 혜안이 시급해 보인다. 정부와 업계가 힘을 합쳐 새 판을 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