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몸집 키우는 IPTV, 끝이 아니다

[기자수첩]몸집 키우는 IPTV, 끝이 아니다

IPTV가 케이블TV 인수합병(M&A)을 시작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로 불을 지피자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으로 기름을 부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가 유료방송 재편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내비쳐 M&A 불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IPTV는 유료방송 시장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케이블TV M&A를 통해 퀀텀 점프할 수 기회를 마련했다.

그러나 M&A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IPTV가 몸집을 키운 만큼 그에 따르는 책임도 커진다. 일각에서 IPTV 중심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재편된 이후 요금 인상에 따르는 소비자 피해, 가입자 규모 기반의 콘텐츠 시장 횡포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게 IPTV의 과제다.

IPTV는 상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 저가 상품을 폐지하고, 결합상품 가입 유도 등을 통해 고가 상품으로 유도해서 가입자당 매출(ARPU)을 올리는 게 본질이 아니다.

시장 파괴적 이용 요금과 고가의 경품을 앞세운 가입자 유치 경쟁에는 한계가 있다. 충성 고객 확보에 적합한 수단도 아니다.

또 규모의 경제를 내세운 협상력 기반으로 저가에 콘텐츠를 수급하려는 시도는 해선 안 된다. 방송 콘텐츠 산업 발전이 주춤하면 IPTV 경쟁력도 떨어진다.

IPTV가 유료방송 시장 주류로 떠올랐다. 그러나 영원한 승자가 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IPTV는 국경을 넘나드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라는 새로운 경쟁자와 마주하고 있다. 소비자는 언제든 OTT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케이블TV는 후발 주자인 IPTV에 약 10년 만에 유료방송 시장 헤게모니를 내줬다.

IPTV가 케이블TV M&A 이후 덩치뿐만 아니라 내실을 다지지 않으면 또 다른 사업자에 유료방송 시장 패권을 내줄 수밖에 없게 된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