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만사]수도권 가는 줄 알았던 대광위가 세종에

정부세종청사. 박종진기자 truth@
정부세종청사. 박종진기자 truth@

○…수도권으로 가는 줄 알았는데

과천에 둥지를 트는 줄 알고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를 자원했던 국토교통부 직원들이 말 그대로 '멘붕(멘탈붕괴)'. 대광위 사무실이 세종으로 최종 결정 났기 때문. 심지어 정부청사보다 교통도 불편하고 식당가조차 제대로 없어. 셔틀버스 타는 곳까지도 도보로 20~30분은 걸려. 오는 19일 출범하는 대광위는 사실상 수도권 교통 문제 때문에 만들어진데다 준비단도 과천에서 활동해 대다수가 과천 등 수도권에 사무실을 둘 것이라 생각. 하지만 국토부 업무와 밀접하고 지역균형을 이유로 세종으로 급선회. 중앙부처를 포기하면서까지 가려고 했던 직원은 허탈감 속에도 불만을 표현 못 해 속앓이만.

○…폭주 '규제 샌드박스'에 공무원은 한숨

규제 샌드박스에 민원인 신청이 몰리면서 담당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은 눈코 뜰 새가 없어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 산업부에 들어온 규제박스 신청은 56건. 1건 처리하는 데에도 수십 명이 한 달여간 매달려야 하는 일. 기술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전문가 견해를 들어 반영해야 하고, 이를 토대로 관계부처 협의가 필수적이기 때문. 이해관계자 간 충돌 사안도 수두룩해. 규제 샌드박스로 문제를 해결한 측도 칭찬하기 보단 진작 해결할 일을 왜 이제서야 했냐며 불만. 담당과는 인원 증원을 호소해보지만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장벽을 어찌 넘을지 한숨만 나온다고.

○…잇따른 M&A로 공정위에 시선집중, 실무는 '3년 전 그 국장'

최근 주요 기업 인수합병(M&A) 소식이 잇따라 전해져.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추진 중이고, 게임업계 1위 넥슨 인수전도 본격화되는 상황. 자연스럽게 시장의 눈은 기업결합 심사를 담당하는 공정거래위원회로 쏠려. 3년 전 공정위가 SK텔레콤의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 인수를 불허한 사례도 연일 회자돼. 공교롭게도 당시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공정위 국장(시장구조개선정책관)이 작년 말부터 다시 같은 자리를 맡고 있어 화제. 다만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대기업 M&A를 적극 장려해야 한다고 발언해온 만큼 다른 결론이 내려질 것이란 기대도.

○…내 인사를 알리지 말라

최근 환경부 한 산하기관에 부임한 기관장이 취임과 동시에 처음 내린 명령은 '기관장 취임 관련해 일체의 보도자료 등을 배포하지 말라'. 환경부가 산하기관 임원 블랙리스트 건으로 시끄러운 가운데 환경부 출신 인사가 산하기관장으로 부임하는 것이 알려지면 혹시라도 '불똥'이 튈까라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 이런 분위기 탓에 다른 환경부 산하기관 기관장·임원도 후속 인사가 지연되거나, 임명된 인사도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려. 공모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응모해 기관장과 임원으로 선임되는 것임에도 요즘은 환경부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며 한탄.

<세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