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통합 관리도구 EA를 통한 IT 거버넌스 추진 필요성

최영수 공정거래위원회 정보화담당관.
최영수 공정거래위원회 정보화담당관.

한국의 전사 아키텍처(EA)는 2005년 EA가 법제화되면서 시작됐다. 일부 중앙행정기관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1400여 기관이 EA를 운용하고 있다. EA는 한국의 전자정부 수준을 한 차원 높인 정보기술(IT) 거버넌스 도구임에 분명하다.

EA는 비전, 원칙, 현행 아키텍처, 이행계획, 관리체계로 구성됐다. 목표 아키텍처를 수립하기도 하지만 실효성 논란으로 현재는 배제하는 기관이 상당수 있다. EA를 도입한 기관은 EA 정보를 토대로 예산계획, 사업계획, 표준관리, 사업수행관리, 성과관리, 운영성과관리, 환류관리 등을 수행한다.

이를 구체화해서 살펴보면 개별 기관에서 운영되는 EA 정보는 범정부EA포털(GEAP)에 지속 입력돼 범정부 차원의 EA 정보가 관리되고 있다. 개별 기관의 EA 정보를 모아 국가 전체 IT 현황을 파악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면서 사전 협의, 운영성과관리를 수행한다. 국가 IT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처럼 개별 기관 EA를 운영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정보를 모아 국가 IT 정책 수립 자료와 표준으로 활용하는 체계는 세계에서도 우수한 사례다. 이런 노력이 인정돼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한국은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해부터 예산을 확보해 EA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차별 EA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사업 전담 인력을 투입, 공정위 내 정보화 사업 사전 협의를 수행하는 한편 각종 정보시스템 운영 성과를 측정하고 있다.

한편 EA의 효율성을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IT와 업무 측면에서 체계화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도구를 찾는다면 EA는 최고 도구다. IT를 관리하고, 이에 대한 주요 정보를 EA에 쌓아 놓으며, 이 정보를 토대로 다시 IT 컨트롤타워로서 전체 운영을 총괄하는 체계는 이상형 모델이다.

이런 체계를 갖추는 것이 급변하는 IT 환경 대응에는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기관이 개별 실정에 맞도록 자신의 문화에 적합한 EA로 만들어 간다면 매우 효과 높은 관리 체계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디지털 전환 시대가 되면서 사람의 업무를 인공지능(AI)이 대신하고 있다. 업무에서 IT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IT 관리를 체계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됐다. EA는 급속히 증가하는 업무와 IT 지원을 체계화한 도구다. 각 기관과 국가는 EA를 통해 IT 관리를 체계화해서 그 결과를 보관하며, 보관된 정보를 다시 차년도 정책 수립에 활용하는 체계로 환류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많은 기업과 국가가 IT를 활용해 업무 개선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업무를 개선하는 방법은 업무 프로세스 최적화이다. 최적화한 프로세스를 IT 시스템으로 지원한다면 업무 효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렇게 될 때 IT와 개별 업무를 조화롭게 관리할 수 있는 최상의 도구로서 EA 평가 또한 새롭게 이뤄질 것이다.

최근 한국의 EA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수출되고 있다. 신남방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EA를 통합 관리 도구로 지속 발전시켜서 한국 IT 발전은 물론 전자정부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나아가 수출 상품으로도 활용한다면 한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의 IT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최영수 공정거래위원회 정보화담당관 fairman@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