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블록체인 브릿지 '암호화폐거래소' 결산..."거래량 0건 거래소 수두룩"

블록체인과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 바로 '암호화폐거래소'다. 2018년 초 암호화폐 폭등에 따라 거래소도 세계적으로 수가 급증했다. 하지만 각국 규제에 따라 암호화폐거래소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났다. 생존을 위해 거래소도 형태가 변하고 있다. 전자신문은 글로벌 리서치기관 토큰인사이트 정보를 토대로 지난해 암호화폐거래소 현황과 현재 모습을 조명했다.

[이슈분석]블록체인 브릿지 '암호화폐거래소' 결산..."거래량 0건 거래소 수두룩"

◇거래소도 '부익부 빈익빈'....거래 0건 거래소도

지난 한해 암호화폐 시장은 폭등과 폭락의 롤러코스트를 탔다. 하지만 그 여파로 거래채굴, 오픈거래 플랫폼, 탈중앙화 거래소 등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플레이어가 속속 출현했다. 이른바 거래소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했다. 보안 취약을 드러낸 거래소는 시장에서 퇴출됐고 우수한 거래소는 끊임없는 혁신 모델을 내세우며 성장했다.

지난해 탈중앙화 거래소 수는 통합 플랫폼 생태계가 발전하면서 증가했다. 하지만 거래량으로 보면 중앙화 거래소의 2%에 채 미치지 못했다. 탈중앙화 거래 속도는 느리고, 고비용에 유동성이 부족해 거래량은 저조했다. 이용자도 적었다. 신규 중앙화 거래소 수는 2017년 대비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30여곳의 채굴 거래소를 파생시켰다.

세계적으로 암호화폐거래소 대다수는 아시아와 유럽에 설립됐다. 10% 미만 거래소만이 오세아니아와 남미에 등록했다.

지난해 거래소 거래량은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메이저 거래소는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탈중앙화 거래소 부문 거래량은 메이저 거래소에 집중됐고, 마이너 거래소는 이용이 극히 낮았다. 일부 거래소는 일평균 거래량 0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중 이오스(EOS) 플랫폼에 기반한 탈중앙화거래소는 지난해 7월부터 거래량이 늘면서 성장 추세를 유지했다.

규제 측면에서 세계 정부는 돈세탁과 블랙마켓을 없애는 데 집중했다. 일본과 한국 규제는 엄격했고, 미국과 싱가포르 등 규제 정책은 거래소 발전에 유리한 규정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잇따른 보안사고도 암호화폐거래소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3년과 2017년 말, 토큰 가격이 큰 폭으로 급등했지만 2014년과 2018년, 거래소 해킹 사고가 발생하면서 유탄을 맞았다. 일본과 한국 거래소는 최소 4번의 해킹 사고를 겪었다.

토큰인사이트에 따르면 13%의 거래소만이 콜드·핫 월렛 방식으로 자금을 저장했고, 90% 이상 자금을 콜드월렛에 저장했다. 비트코인 보유량이 가장 많은 빅3 거래소 중 후오비의 비트코인 콜드·핫 월렛 활성도가 가장 높았다. 바이낸스는 설립 1년여 만에 비트코인 콜드·핫 월렛 주소수가 200만개 이상으로 확인됐다. 이용자 수 측면에서는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웹사이트 트래픽, 소셜 네트워크, 검색 인기도 면에서 두 거래소가 가장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거래소 합법화, 어디까지 왔나?

세계 암호화폐 규제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다수 국가는 암호화폐 거래 활동을 현재 규제 구조에 납입하고 암호화폐거래소를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간주, 기존 금융기관에 준하는 법 준수를 요구했다. 둘째, 일부 국가는 암호화폐거래소 특징에 맞춤형 규칙을 제정해 거래소가 필요한 암호화폐 사업 라이선스를 제공했다.

메이저 거래소 중 60% 이상이 합법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이 중 21%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라이선스를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40%의 거래소는 한 지역 라이선스만 받았고 주로 운영주체가 소재한 지역 또는 규제 정책이 비교적 우호적인 지역에 몰렸다.

각 지역 규제 요구에 따라 거래소는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운영자로 얻는 라이선스 성격이 다르다. 일례로 미국은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감독권을 쥐고 있다. 전통 금융기관에 준하는 규제를 적용했다. 또 거래소는 뉴욕 금융서비스국(NYDFS)으로부터 암호화폐 거래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일부 국가는 상대적으로 포용적 규제와 정책 보상으로 거래소 입주를 독려하는 곳도 있다. 몰타와 우간다가 대표적이다.

일본은 16곳의 암호화폐거래소가 관련 영업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영국은 원칙적으로 당국 규제를 받지 않지만 선물거래와 차익거래(CFD), 선물옵션, 암호화폐공개(ICO)를 규제 범위에 포함했다. 현재 코인베이스, 서클 등이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몰타는 가상금융자산법을 제정했다. 거래소에 정보취득, ICO 중지 및 라이선스 등록 등을 포함한다. 비트베이와 오케이이엑스(OKEx) 등이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암호화폐거래소, 아시아·유럽으로…아프리카 新성지로 부상

암호화폐거래소가 가장 선호하는 곳은 아시아와 유럽으로 나타났다. 토큰인사이트가 집계한 300여곳의 중앙화 거래소 중 70% 이상이 유럽과 아시아에 등록했다. 이 중 싱가포르, 중국, 홍콩 등이 아시아 상위권 지역으로 꼽혔고 영국, 몰타, 터키 등이 유럽 거래소 수에서 가장 많았다.

글로벌 신규 암호화폐거래소 수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따라 2013년 227%, 2017년 54% 늘어났다. 지난해 글로벌 거래량 200위권 거래소 중 신규거래소 비중이 24.5%를 차지했다.

지난 한해만 보면 글로벌 거래소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아시아였다. 다만 성장세는 전년 대비 67%로 한풀 꺾였다. 유럽과 북미 지역도 거래소수는 늘었지만 아시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았다. 아프리카는 상대적으로 개방형 규제책으로 인해 신규 성지로 부상했다.

토큰인사이트 관계자는 “토큰 거래에 대한 글로벌 규제기관의 정책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합법 투자자들은 거래소가 적격성을 갖췄는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이용하는 추세”라며 “이제 개별 암호화폐거래소는 시장에서 명확한 특징을 드러냈고 특히 한국 거래소도 토큰 시장에서 올해 새 바람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