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의 유니콘기업 이야기]<56>휴머노이드 로봇의 선두주자 '업텍 로보틱스'

음성인식과 비디오 인식 기능의 휴머노이드 링스(Lynx). <출처:업텍 로보틱스 홈페이지>
음성인식과 비디오 인식 기능의 휴머노이드 링스(Lynx). <출처:업텍 로보틱스 홈페이지>

최근 정부는 로봇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현재 5조7000억원의 로봇 시장을 2023년까지 15조원 시장으로 키우고, 로봇 전문 기업도 6개에서 20개로 키워서 로봇 산업 글로벌 4대 강국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종사자 1만명당 로봇 활용 대수가 710대로 세계 평균(85대)보다 8배 이상 많다. 전기·전자와 자동차 산업의 대기업 제조업에 편중돼 있는 산업용 로봇을 돌봄서비스, 물류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로봇은 급격하게 공장을 벗어나고 있다. 인간과 교감하며 협업하는 로봇은 크게 향상된 센서와 인공지능(AI) 덕택에 가정과 사무실로 진출하고 있다. 인간에 감응하며 협업하는 로봇은 '코봇'이라 불리며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 가운데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휴머노이드는 장년 세대에게 아톰이라는 만화로 이미 익숙한 모습을 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가운데에는 이 같은 휴먼노이드와 코봇으로 '가정용 로봇' 선두 주자가 있다. 중국 선전에 소재한 업텍 로보틱스다. 2016년 유니콘 기업에 올랐다. 2018년에 중국 텐센트가 주도해 8억2000만달러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 AI 분야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떠올랐다. 현재 기업 가치 50억달러(약 5조7000억원)를 인정받고 있다. 회사는 2012년에 설립되면서 '로봇을 모든 가정에 보급해 진정으로 지능화한 로봇을 일상의 생활에 접목해서 더 지능화된 삶을 영위하게 한다'는 비전을 내세웠다.

이 회사의 알파 1S는 동시에 가장 많이 춤추는 로봇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이미 아마존, 월마트 등 유통 체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제품에는 스마트 장난감에 해당하는,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휴머노이드 모습을 재현한 '스타워지'와 레고 장난감을 조립한 모습을 하고 있는 '지무' 등이 미래 세대를 사로잡고 있다. 레고처럼 조립하는 빌더봇 키트와 지무는 청소년에게 과학·엔지니어링·수학(STEM) 교육에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도구로 홍보되고 있다.

음성 인식과 비디오 인식 기능의 휴머노이드 '링스(Lynx)'는 아마존의 스마트 스피커 기능을 결합, 아마존이 키워 놓은 스마트 스피커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인간에 가장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 '워커'와 다양한 기능을 선택해서 조합 가능한 '크루저' 등이 코봇으로, 돌봄 로봇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러한 로봇은 360도 회전이 가능한 팔, 비디오 통화, 얼굴 인식 기능, 자동 충전 기능을 갖추고 AI와 클라우드 내 빅데이터에 의존하면 기능이 향상된다.

글로벌 로봇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이 회사는 제조에서 로봇 움직임의 바탕이 되는, 로봇 기계 엔진에 해당하는 서보와 로봇 작동을 제어하는 알고리즘에서 앞서 가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회사는 2020년까지 가정용 로봇의 운용체계(OS)인 ROSA, 이것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을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추가로 확보된 투자금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붓고 있다. 즉 휴머노이드계 '구글 안드로이드'처럼 플랫폼을 지배하겠다는 것이다. 창업자 저우젠은 로봇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기술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업텍 로보틱스의 승승장구는 우리 정부의 로봇 진흥 꿈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다. 이미 소개한 바와 같이 DJI의 드론과 UIH의 첨단 의료기기에 이어 일반 소비자용 로봇 등 정밀기계 분야에서 중국이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 여기에는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제조업을 바탕으로 텐센트, 바이두, 알리바바, 화웨이, 샤오미 등 거대 기업의 자본력과 막대한 AI 투자가 이미 스마트 기기의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병태 KAIST 교수 btlee@business.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