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미래인재 양성 열쇠 : 정부 - 산업체 손잡고 대학혁신

[월요논단]미래인재 양성 열쇠 : 정부 - 산업체 손잡고 대학혁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일어나는 변화로 가장 분주한 곳 가운데 하나는 대학이다.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와 기술 변화 등에 대응해 기존 재정지원 사업을 하나로 묶은 대학혁신지원사업과 산·학 협력에 초점을 맞춘 링크(LINC)플러스 사업 평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이 제출하는 사업계획서 첫 장은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새로운 인재상 제시가 아닐까 예측해 본다. 최근 선정을 마친 SW 중심대학 사업이나 AI대학원 사업 첫 장도 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본다.

이 모든 변화의 시초가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어떤 인재를 어떻게 교육시키고, 이들이 어떤 연구 성과로 사회에 대응할 것인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 인재상의 제시는 다보스포럼에서 제시한 16가지 스킬 중에서도 특히, 핵심역량인 창조적 상상력, 소통과 협업 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융합적 사고력을 위한 교육과 연구의 혁신을 위한 것일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인재상 교육과 연구 혁신을 위한 대학의 변화는 네 가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대학의 기능과 역할 변화다. 캠퍼스 인프라 없이 온라인 교육과 글로벌 산업체 및 문제 해결형 현장 수업으로 미래 인재상 목적을 일부 달성하고 있다는 미네르바대학, 학위보다는 자격증을 더 중시하는 마이크로 칼리지 등의 출현이다.

또 하나는 대학 구조 혁신이다. 미국에서 4년째 최고 혁신 대학으로 평가 받고 있는 애리조나주립대가 대표 사례다. 수요자인 사회와 학생 요구에 따라 학문 간 경계를 허물고, 기존 학과 통폐합과 단과 대학을 재구성하는 등의 혁신이다.

우리나라도 점진적이지만 SW 중심대학, AI 대학원과 같이 기존 학과 경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학과, 대학을 신설하는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다른 혁신은 새로운 교육 방법으로, 강의실에서의 혁신이다. 거꾸로 학습, 능동 학습, 문제 해결 기반 학습, 지역 기반 학습 등으로 소통과 협력 및 융합 사고력 등이 미래 인재상에 적합한 교육 방법으로 평가 받는다.

교육 과정과 교과목 혁신도 진행되고 있다. 대학 졸업학점 감소에 따른 전공 필수, 교양과목 구조 변화와 디자인 싱킹 같은 새로운 교과목이 운용되고 있다.

미래 인재상을 위한 대학 교육 혁신을 위해서는 대학, 정부, 산업체 간 협력이 절실하다. 대학 교육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한 몇 가지를 생각해 본다.

첫째 대학 혁신에서 융합이 강조되는 만큼 기초 학문은 보호되고 육성돼야 한다. 탄탄한 기초 학문을 바탕으로 융합 학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 대학 혁신 사업은 재정 투입 지속이 뒷받침돼야 한다. 지금처럼 대학 등록금이 동결된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대학 교육 혁신을 이루려면 단기 평가나 단기 지원이 아니라 중장기 평가로, 적어도 10년 정도의 지속된 정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셋째 산·학 협력 적극화로 대학 교육을 혁신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정부 혁신 지원 정책의 공통 키워드를 찾아보면 산·학 협력이다. 미래 인재상은 대학 강의실 교육만으로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신기술과 융합 요소를 갖춘 산·학 협력 교육 플랫폼을 통해 문제 해결형 교육, 소통·협력, 융합 사고 능력, 창의력, 상상력 같은 교육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최근 산업체나 학생, 대학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공학한림원의 한국형 현장 실습, 정부가 실시하는 기업연계형 현장실습(IPP) 등이 좋은 사례다.

정부가 여기는 우리의 미래는 우수 인재,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것도 우수 인재, 대학이 목표로 하는 것도 우수 인재다. 이제 대한민국의 미래이기도 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우수 인재 양성 전략은 정부, 산업체, 대학 목표가 일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정부 정책과 재정 지원, 산업체의 현장 교육 플랫폼 적극 협력, 대학 스스로의 혁신이 필요한 때다.

이재용 연세대 교수(전 부총장)jyl@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