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젤리스' 스마트폰·TV 뜨니 COF 품귀…핵심 소재 FCCL도 공급 부족 전망

LG이노텍이 생산하는 투메탈 칩온필름(2M-COF). (사진=LG이노텍 홈페이지)
LG이노텍이 생산하는 투메탈 칩온필름(2M-COF). (사진=LG이노텍 홈페이지)

최근 화면 테두리를 없앤 '베젤리스' 디자인이 스마트폰과 TV 시장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구동 필수 부품인 칩온필름(COF)과 핵심 소재 연성동박적층판(FCCL)이 공급 부족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산하 위츠뷰는 올해 2분기부터 COF 공급 부족이 발생하기 시작해 하반기 공급부족률이 6~7%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COF는 액정표시장치(LCD)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기판으로 쓰이는 필름 소재 부품으로 영상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FCCL은 COF 원판이 되는 소재로 폴리이미드(PI) 필름에 구리를 스퍼터링으로 증착해 만든다. FCCL에 약 10㎛ 두께 미세 회로를 형성하고 그 위에 주로 드라이버IC 칩을 실장한다.

최근 베젤리스 TV와 홈버튼을 없앤 풀스크린 스마트폰이 디자인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 인쇄회로기판(PCB)을 대체하는 COF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X에 투메탈 COF를 채택하기 시작하면서 모바일 분야에서도 신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TV가 고해상도화되고 사이즈도 커지면서 요구되는 COF 수도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풀HD TV 패널에는 6개, 4K에는 12개, 8K TV에는 24개 COF가 필요하다.

줄리안 리 위츠뷰 연구원은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2분기부터 COF 공급 부족이 시작돼 공급부족률이 3분기에는 7.8%, 4분기 6.2%로 하반기 동안 공급부족 상태를 보일 것”이라면서 “공급 업체가 추가돼 수급 균형이 회복될 때까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늘고 있지만 COF 관련 부품과 소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한정적이다. COF는 현재 LG이노텍과 스템코가 글로벌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FCCL은 일본 스미토모화학과 도레이첨단소재, 한국 KCFT 3개 업체가 시장을 삼분하고 있다. COF용 FCCL의 경우, 스퍼터링으로 동박층을 형성하는 제조 공정 난이도가 높아 진출 장벽이 높다. 기존 일본 업체가 독점하던 시장이었지만 KCFT가 LS엠트론 동박·박막사업부 시절 독자 개발에 성공하면서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이들 3개 업체 FCCL 생산능력을 합쳐도 현재 시장에서 COF용으로 요구되는 물량을 간신히 충족시키는 정도다. 최근 대만과 중국 업체가 COF 시장 진입을 활발히 시도하고 있지만 쉽게 생산량을 늘리기 힘든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 증가와 한정된 공급량으로 지난해부터 COF 가격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신규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중화권 업체가 고성능 제품을 공급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LG이노텍과 스템코에 미칠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