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경표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누구나 콘텐츠 창작...공정한 창의 생태계 조성"

김경표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김경표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경기도는 2001년 콘텐츠산업 진흥기관인 경기콘텐츠진흥원을 설립했다. 전국 지자체 중 최초였다. 올해로 19년차 진흥원은 1350만 경기도민과 관내 콘텐츠 기업과 산업 진흥을 담당한다. 책, 만화, 영화에서부터 게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최첨단 기술까지 다양하다.

올해는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이라는 경기도 슬로건에 합을 맞춘다. 공정한 창의 콘텐츠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매진한다. 경기도 31개 시·군 지역별 개성 넘치는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경기도 문화·산업 균형발전도 도모한다. 콘텐츠와 타 산업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미래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도민이 콘텐츠를 향유하는 방법을 확대하고, 다양한 창작·창업 기회를 제공해 누구나 콘텐츠 창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경표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은 “과거 책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콘텐츠를 창작하고 공유하는 즐거움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여유 있는 소수 지배계층 유희였다”면서 “지금은 유튜브, 웹툰 등 다양한 플랫폼이 활성화돼 누구나 자신이 창작한 콘텐츠를 대중에게 소개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기회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김경표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과 김원석 성장기업부장(오른쪽)
김경표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과 김원석 성장기업부장(오른쪽)

대담=김원석 성장기업부장

-시의회 의장,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을 역임했다.행정 및 문화콘텐츠 정책 전문가로 불린다. 경기도 콘텐츠 진흥을 위해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둘 것인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산업육성을 위해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외부에서 바라봤을 때 그동안 진흥원은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지원 사업과 프로그램으로 경기도 콘텐츠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왔다. 하지만 법 체계가 정비되지 않아 작은 변화에도 정책 목적과 방향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 정책을 통한 지속가능한 기반을 마련하기보다는 단기성과 위주 사업과 프로그램으로 메워질 수 있다.

그래서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중요하다. 창조허브는 기존 5개 지역에 이어 올해 광명이 추가됐다. 경기도 31개 시·군 균형발전의 교두보다. 하지만 경기문화창조허브와 관련한 조례가 아직 제정되지 않았다. 경기도-31개 시·군-경기콘텐츠진흥원 간 역할과 기능에 대해 법적으로 보장돼 있지 않다. 3년간 지원하면 연결고리가 끊어진다. 장기적인 운영 연속성 기반이 없다. 올해는 경기문화창조허브 운영에 대한 법적 체계를 정비하는 데 힘을 모을 예정이다. 경기도의회에 관련 조례 필요성과 타당성을 설파하고 설득하겠다.

-계획하고 있는 신사업 분야는.

▲빅데이터 사업 활성화다. 2015년부터 '빅데이터 사업팀'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정 혁신을 지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콘텐츠가 활발하게 생산·유통되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콘텐츠 제공이 핵심 경쟁력이다. 하지만, 그간 디지털 콘텐츠 분야와 융합이 미흡해 진흥원 타 사업과 시너지가 부족했다. 스타트업 창업환경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장·고객 분석뿐 아니라 빅데이터 자체가 경쟁력이다. 지난 5년간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콘텐츠 분야 빅데이터 분석을 강화한다. 기술집약 융합콘텐츠 스타트업 육성·보육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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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콘텐츠진흥원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는지.

▲경기도민, 경기도 기업이라면 누구나 상상력을 발휘해 콘텐츠를 창작함으로써 꿈을 이룰 있다. 공정한 창의 생태계 조성이 목표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은 경기도민과 경기도 기업이 창작한 콘텐츠가 부가가치를 창출, 활성화할 수 있도록 창의 저변을 강화하고 창업을 지원한다. 1인 크리에이터 육성, 지역서점·히든작가 발굴을 하고 있다. 지역별 '경기문화창조허브'를 거점으로 스타트업 보육 및 창업도 지원한다.

경기도는 남부와 북부로 구분 가능하다. 남부는 게임,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정보기술(IT), 지식산업 중심지다. 북부는 출판, 디자인, 방송·영상을 중심으로 전국 매출액 20%를 차지한다. 한마디로 경기도는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중심지다.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올해 대표 사업은.

▲경기문화창조허브가 가장 큰 사업이다. 지금까지 6곳이 선정됐다. 지역 특성에 맞춘 지역클러스터 사업이다. 1년에 10억원씩 3년간 지원한다. 경기문화창조허브를 통해 스타트업 육성, 콘텐츠기업 컨설팅, 특례보증이 이뤄진다. 찾아가는 영화관, VR·AR 체험 등 경기도민이 콘텐츠를 향유함으로써 보편적 콘텐츠복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양시 킨텍스에서 매년 5월 개최하는 PlayX4는 진흥원을 대표하는 가장 큰 행사다. 국내외 600개 업체가 참가하는 종합 게임쇼 개최를 통해 도내 중소 게임기업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올해 2019 PlayX4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PlayX4는 2009년 기능성게임페스티벌로 시작했다. 지금은 전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게임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기업 펄어비스는 물론 일본 소니, 반다이남코 등 글로벌 기업까지 536개사가 참가했다. 수출계약 추진액 8112만달러를 달성했다. 올해 PlayX4는 '게임의 미래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12일까지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다. LG, 소니, 세가 등 국내외 유명기업뿐 아니라 우수 중소기업 공동관 '스페이스엑스(SPACE X)', 인디 게임 전시부스 '인디오락실' 등을 통해 공정한 게임생태계 미래를 보여준다. 특히 올해는 '월드 e스포츠 챌린지(WEC) 2019' '경기국제웹툰페어'도 함께 개최한다. 도민과 경기도 기업이 함께하는 볼거리 많은 종합 게임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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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관련 정책도 다수 눈에 띈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은 어떤 사업을 진행하나.

▲e스포츠는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산업이다. 국내 15~29세 스포츠 관심종목 중 e스포츠가 40%로 축구, 야구에 이어 매우 높은 관심도를 보인다. 새로운 세대는 직접 플레이하거나 프로게이머 경기 관람, 아마추어 대회 참가 등 게임 콘텐츠를 다양하게 즐긴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명실상부한 게임산업 심장부다. 지난해 게임산업 전체 매출의 31%를 경기도가 차지했다. 경기도는 게임산업 육성뿐 아니라 'e스포츠 육성계획'도 발표했다. 올해 7월까지 'e스포츠 전용경기장' 공모사업을 진행한다. 진흥원도 경기도와 함께 PlayX4에서 지자체 최초 국제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인 월드 e스포츠 챌린지 2019를 개최한다. 뿐만 아니라 VR e스포츠대회 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경기도 e스포츠로 저변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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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산업 꽃인 게임기업이 판교에 몰려있다. 지원 계획은.

▲판교는 경기도 게임산업 메카다. 경기도 게임산업 매출 4조600억원 중 판교가 3조5400억원으로 87%를 차지한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3N사 매출 비중이 48%다. 그런 반면 나머지 게임사 82%는 연매출 1억원 미만에 불과하다. 건전한 게임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진흥원은 지난 2월 판교에 16개실 규모 스타트업 입주지원 시설을 추가 개소했다. 현재 33개 게임기업이 둥지를 틀었다. 지난 3년간 기업 470여곳을 지원, 새로운 일자리 340개를 창출했다. 인재양성·기업육성·글로벌 진출에 주안점을 두고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게임질병화코드 등 게임을 알코올, 마약, 도박에 버금가는 질병으로 분류하려는 시도가 계속된다. 산업으로서 게임을 이해시킬 복안은.

▲게임질병화코드 문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쟁점사항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세계보건기구(WHO)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신설에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과학적 증거 부족, 기준과 절차 불투명 등이 이유다. 게임과몰입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도 이어진다. 학계에서도 게임은 중독물질이 아니며 그런 주장이 오히려 모럴 패닉이라 주장한다. 청소년 게임중독은 부모와 대화, 좋은 교우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 WHO 게임질병화 코드는 사회적 환기 차원에서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한 조치라는 전문가 의견에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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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표 이사장은

김경표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은 1961년 진도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기초지자체인 광명시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2011년에는 광역지자체로 옮겨 경기도의회 예·결산 특위 간사로 1년간 지냈다. 2012년부터 1년여 동안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2016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열린사회 자문위원장, 광명경실련 정책자문위원, 광명공업고등학교 이사, 신한대학교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그는 시의원과 도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문화창조허브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을 위해 의회 설득에 주력한다. 거점지역에서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 간 융합을 선도하고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이 대기업과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정비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일궈낸 326건 창업과 1162개 일자리 창출도 자칫 화려했던 과거로 묻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콘텐츠 활성화가 새로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중앙정부 콘텐츠 진흥정책에 발맞춘다. 경기콘텐츠진흥원 장기 비전을 정비하고 이를 콘텐츠산업 진흥법과 체계적으로 연계하는 게 목표다. 그는 경기도 콘텐츠 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 신설·개정을 위해 오늘도 도의회 문턱을 넘는다.

정리=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