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의 경고 “최악 때 2.2% 성장…돈 풀고, 기준금리 낮춰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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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낮췄다. 최악의 경우 2.2%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기구·민간연구소 등에 이어 국책연구기관까지 성장률 전망을 낮추면서 정부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공산이 커졌다.

최근 상황에 대해선 “경기 전반이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부진 심화에 대비해 정부는 재정을 더 풀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KDI는 22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는 2019년도 내수와 수출이 모두 위축되면서 2.4% 성장한 후 2020년에 완만하게 회복돼 2.5%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KDI는 2019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지난 6개월 동안 경기 변화를 반영해 전망치를 0.2%포인트(P) 낮췄다. 상방·하방 위험에 따라 성장률은 0.1~0.2%P 추가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좋아도 2.6%, 최악은 2.2% 성장할 것이란 의미다. 하방 위험 요인으로는 미-중 무역 분쟁 심화, 반도체 수요 회복 지연,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통과 지연 등을 꼽았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세계 경제가 급속히 둔화돼 수출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낮아진 것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국내외 대부분 기관의 전망치가 정부(2.6~2.7%)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정됐다. 정부도 다음 달 내놓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무디스(2.1%), LG경제연구원(2.3%), 한국경제연구원(2.4%), KDI(2.4%) 등은 2.5%를 밑돌 것으로 봤다. 한은, 국회예산정책처,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은 2.5%를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일부 기관만이 정부와 비슷한 2.6%를 제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성장률 수정 여부는 지금 말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경제 상황을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KDI는 투자, 소비, 수출 등 주요 경제 부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미-중 무역 분쟁,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로 수출은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투자 위축이 진행되는 가운데 소비 증가세도 둔화, 내수가 부진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고용은 일자리정책 효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다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 전망도 종전(10만명 안팎)보다 개선된 20만명 안팎으로 제시했다. 지난 전망 때 최저임금 인상, 주52시간 근무제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과도하게 평가했다는 설명이다.

KDI는 대내외 수요 위축에 선제 대응해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조합을 '확장적 기조'로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당면 현안 관련 추가 재정 수요에 적극 대응하되 재정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물가상승률이 0%대로 하락하고 대내외 수요도 위축되고 있는 만큼 통화 확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우리 경제에 다양한 위험 요인이 있는 만큼 2분기 성장률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등으로 상황이 전개될 때는 통화 정책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포함한 통화 확장 정책을 언제든지 시행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2019~2020년도 경제 전망(자료:KDI)

국책연구기관의 경고 “최악 때 2.2% 성장…돈 풀고, 기준금리 낮춰야”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