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과학기술인 전문화∙문화혁신 지원으로 국가 경쟁력 높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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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4차산업혁명의 거대한 기술과 산업의 변화 속에 국가경쟁력의 핵심은 사람, 즉 인재다.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고령사회 진입으로 산업 인력이 점차 부족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여성 인력의 경쟁력과 역량 강화는 과학기술과 경제발전에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성의 사회진출은 여전히 유리천장에 갇혀 있고, 이공계열 입학생 중 여학생 비율은 28.4%, 과학기술 연구개발 인력 중 재직 여성 비율은 19.4%, 여성 관리자 비율은 8.5%에 그친다. 경력단절 여성과학기술인 규모는 약 26만명으로 국가인력활용 측면에서도 큰 손실이다.

여성과학기술인은 4차산업혁명시대의 최고 인적자본(Human Capital)으로 R&D 투자를 늘리는 만큼 여성과학기술인에게 투자해야 한다. 청년취업에서 경력복귀까지 여성과학기술인 전생애주기에 걸쳐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이하 위셋)의 안혜연 신임 소장을 만나 여성과학기술인 지원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 위셋 소장 임명 소감과 포부는?

오랜 기간 IT 기업에 종사하면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선배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후배에게 전해져 잘못된 전철을 밟지 않고 사회를 개선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오랜 기간 관련 업무 종사자들에게나, 장학재단과 협회를 통해 만난 대학생에게 멘토링을 해왔습니다.

위셋이 설립되던 초반에 강의나 멘토링을 하면서 인재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해왔습니다. 후배들을 위한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할 수 있고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고 싶었는데 소장을 맡게 되어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위셋은 석박사급의 고급 인력이 학교나 연구소 등에 진출하는 것을 돕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기술과 산업이 변하면서 이제는 산업 분야에서 더 많은 인재가 필요해졌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성 전문인력이 산업 분야로 까지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오래 종사했던 IT 분야도 인력이 부족하며 여성의 인력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더 많은 여성 전문인력이 산업에 진출하게 되면 인재 양성 풀의 확대와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많은 여성 전문인력이 산업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습니다.

▶ 오랜 기간 IT 종사자이자 선배로서 여성과학기술인들의 사회 활동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오랜 회사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회의에 참석하게 됐는데 그 자리에 여성이 거의 없거나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사실 현실적으로 여성들이 오래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육아 시스템 등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여성이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과 가정 생활을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이 더 많이 마련돼야 합니다.

여성 후배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여성들 스스로 장기적인 인생의 로드맵을 가졌으면 합니다. 사회생활 중에는 분명 위기와 도전의 기회가 있습니다. 여성 스스로 자긍심과 강한 의지로 극복해야 하는데 그런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중소기업에서 여성 전문인력은 극소수에 불과한데 이는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중소기업에서 일할 때 각 학교에서 인재 추천을 요청했는데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사실 중소기업에서도 얼마든지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곳이 많고 대기업보다 오히려 다양한 경험과 기회가 더 많은 경우도 있습니다. 타인의 잣대가 아닌 자신의 인생을 장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과 의지를 가졌으면 합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인재가 부족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적극적인 여성 인재 양성책은 국가경쟁력 향상의 필수 조건입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들은 여성 전문인력이 20~30%에 이르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확대 양성에 적극적입니다. 우리나라는 10%대 정도에 불과한데 적극적인 정책을 통한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교육적인 측면에서 여성들은 과학이나 공학과는 거리감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릴 적부터 여성과 과학간의 거리를 두기보다는 흥미와 재미를 통한 교육으로 여성들이 어릴 적부터 과학과 공학에 관심을 갖게 하는 방안도 필요 합니다.

▶ 올해 한국여성과학기술지원센터의 주요 사업과 목표는?

지금까지 위셋이 진행한 경력단절 여성 인력 복귀율도 높아지고 있고, 교육이나 멘토링도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으며 다양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들이 많고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부 규모가 작은 프로그램들은 통합을 진행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전문인력들이 산업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도록 올해는 구체적으로 준비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면 글로벌 멘토링은 단순한 매칭이 아닌 글로벌 스탠다드를 경험할 수 있는 수준의 업그레이드 멘토링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많은 글로벌 기업에서는 여성 기술 인력 양성에 대한 정책이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찾기 힘듭니다. 이런 점에서 국내 기업으로 확산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갈 계획입니다.

또한 정부 각 부처에서도 여성과학기술인을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관들이 각각 진행하는 것보다는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그 성과가 커질 것입니다. 제 4차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기본계획에서 위셋은 지원 플랫폼의 중심이 되어 지원정책들을 연계해 나가겠습니다. 기존 프로그램 멘토링이나 교육을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전문화하고 문화를 바꾸는 부문에서는 여성과 과학기술을 연계한 콘텐츠를 유아부터 초∙중∙고등학교와 연계해 확산시킬 예정입니다.

“여성 과학기술인 전문화&#8729;문화혁신 지원으로 국가 경쟁력 높이겠다”

▶ 후배 여성과학기술인들과 현직 종사자에 당부의 말이 있다면?

젊은 후배들이 사람들이 편하게 정해놓은 길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남들이 힘들다고 해도 당당하게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용기를 통해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다행히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법제도를 통해 여성에게 혜택이 주어지고 있습니다. 위셋도 2002년 제정된 '여성과학기술인 양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여성과학기술인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미 사회에 진출한 경우는 조직에서의 적응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고 당당하게 극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결혼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됐어도 도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여성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서 경력과 삶의 목표를 정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당당하게 도전하고 극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용기 있게 도전하는 여성과학기술인에게 반드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위셋의 지향점은?

여성과학기술인이 필요한 이유는 다양성이나 소수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 아닌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필수 조건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여성이라는 제약을 벗어날 수 있는 문화를 바꾸고 시니어들도 일을 할 수 있도록 전 생애에 걸친 단계별로 지원해야 합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인력을 양성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것이 바로 위셋의 비전입니다.

이향선 전자신문인터넷기자 hyangseon.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