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세단의 몰락…'LPG·하이브리드'가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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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세단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해마다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하기 어려운 데다 소비자 선호도까지 줄고 있어서다. 자동차 업계는 디젤 수요를 액화석유가스(LPG), 하이브리드(HEV)로 대체해 나갈 방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세단형 승용차 가운데 한때 20종 이상이던 디젤 모델은 올해 들어 7종까지 줄었다. 디젤 세단이 잇달아 단종되고 LPG와 하이브리드 수요가 늘면서 디젤은 가솔린에 연료별 등록 대수 1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차 국내 라인업 가운데 유일하게 디젤 모델을 판매하는 아반떼.
<현대차 국내 라인업 가운데 유일하게 디젤 모델을 판매하는 아반떼.>

올해 1분기 등록된 신차 가운데 디젤은 18만1204대로 가솔린 19만9035대에 1만7800대 이상 뒤졌다. 연료별 점유율은 가솔린 43.7%, 디젤 41.1%, LPG 6.3%, 하이브리드 5.3%, 전기 2.9%, 기타 0.8% 순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쏘나타와 그랜저 등 주요 세단 디젤 모델 판매를 중단한 이후 신형 디젤 모델을 투입하지 않고 있다. 세단 시장에서 디젤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향후 경쟁력도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현재 현대차 라인업 가운데 디젤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세단은 아반떼 1종에 불과하다. 아반떼 역시 내년 출시 예정인 7세대 완전변경 모델 라인업에서 디젤 모델을 단종하는 대신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제네시스 G80 디젤 모델.
<제네시스 G80 디젤 모델.>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기아차는 중·대형 세단 중심으로 디젤 모델을 일부 유지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G70과 G80 2종, 기아차는 K5, K7, 스팅어 3종에 한해 디젤 모델을 판매한다. 연비가 좋지 않은 중·대형 세단 특성상 연료 효율이 높은 디젤 모델로 수입 디젤 세단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완전변경 신차 출시를 기점으로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 전 브랜드에 걸쳐 현재 15종인 전동화 모델을 내년 안에 31종까지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지엠 역시 디젤 세단은 중형급 말리부 1종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말리부 디젤은 이쿼녹스와 트랙스에 탑재하는 1.6ℓ CDTi 디젤 엔진을 공유한다. 가솔린 모델 선호도가 높아 디젤 모델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르노삼성차 SM6 LPG 모델.
<르노삼성차 SM6 LPG 모델.>

르노삼성차는 최근 SM3와 SM6 등 모든 세단 라인업에서 디젤 모델을 단종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SM6와 SM7 라인업에 일반인용 LPG 모델을 추가하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주력 세단 SM6는 LPG 일반 모델 판매를 본격화한 4월 1000대 이상이 팔리며 전월보다 106%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단 시장에서 디젤 모델 선택의 폭이 줄어든 만큼 LPG와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면서 “현행 디젤 세단도 배출가스 규제 대응을 위한 추가 장치를 장착하려면 원가가 높아져 향수 모델 변경 시 자연스레 단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