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종후 국회예정처장 “AI, 빅데이터 등 업무 활용...예산·재정 정확하고 쉽게 알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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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후 예산정책처장 <사진 이동근기자>
<이종후 예산정책처장 <사진 이동근기자>>

“4차 산업혁명은 결국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업무환경에 이를 도입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국회예산정책처장실에서 만난 이종후 처장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국회를 넘어 국내 최고 재정전문기관인 예산정책처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에게 우리나라의 정확한 예산 및 경제정책 효과와 파급력을 알리고자 하는 의지도 보였다.

이 처장은 입법고시 9회 출신으로 연세대와 미국 오리건대에서 행정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국회 내에서 손꼽히는 '스마트 브레인'이다. 국회보건복지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입법조사관과 전문위원,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여야 의원 모두에게 신망이 두텁다. 국회사무처 의사국장을 재직했던 경험을 회상하며 이번 '물리국회'에서 고초를 겪은 후배 권영진 현 국회사무처 의사국장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회와 의원을 위한 예산정책처의 지원 방향을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한지 2개월이 지났다. 국회 운영위원회가 파행되면서 취임까지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3월 18일 운영위 임명동의를 거쳐 문희상 국회의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제8대 예산정책처장으로 취임한 지 70일 정도 지났다. 후보자로 추천된 것이 지난해 말이었으니, 임명동의가 다소 지연돼 긴장되고 아쉬운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루하루를 소홀히 보낼 수 없다는 책임감도 막중했다. 예산과 정책, 비용 등을 중립적으로 분석해 300명 국회의원에게 제시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조심스러운 일이다.

후보자로 지낸 기간 동안 3자 입장에서 생각하는데 집중했다. 독립기관장으로 어떠한 일을 해야 하는지, 예정처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국회 안팎에서 예산과 정책 전문가라며 기대를 갖는다.

▲예결위 심의관과 전문위원을 거쳐 외통위 수석전문위원으로 4년간 재직했다. 예결위는 예정처의 예산분석실과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외통위에선 최근 이슈가 되는 남북경협과 통일 및 통상외교 분야 정책, 예산, 사업 등을 두루 경험했다. 남북경협과 통일 및 통상외교정책에 따른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이와 관련된 비용추계 등 외통위에서의 고민과 연구경험을 잘 살리겠다.

이종후 예산정책처장 <사진 이동근기자>
<이종후 예산정책처장 <사진 이동근기자>>

-예정처 보고서의 신뢰성이 높지만 정치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지난해 여러 언론에서 4600건 이상 예정처 보고서를 인용했다. 우리 처에 많은 눈과 귀가 몰려 있다.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도 갖는다.

문 의장이 당부한 말이 있다. “재정전문기관으로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중립성을 지켜달라”는 것이었다. 독립성과 중립성은 중요한 가치다. 예정처 입장에선 숙명이라고 본다.

환경이라는 것이 그렇다. 의회 소속기관으로서 중립성은 중요한 가치이면서 분석 과정에서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요소다.

다만 논란에 처할 경우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예정처의 3대 가치가 전문성, 객관성, 중립성이다. 중립성은 전문성, 객관성과 연결된다. 단지 중간에 선다는 게 아니다. 여러 의견에서 '중간'을 택하는 게 중립성은 아니다.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해 과학, 전문적으로 현안을 분석해 국회의원에게 제공하면 된다. 판단은 이를 활용하는 국회의원 개개인이 잘 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종후 예산정책처장 <사진 이동근기자>
<이종후 예산정책처장 <사진 이동근기자>>

-4차 산업혁명과 신기술 활용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민간에 비해 아무래도 신속한 대응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국회사무처를 비롯해 국회소속기관 모두가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나 역시 취임 이후 많은 관심을 가지고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을 이루는 주요한 정보기술 등을 활용해 업무를 개선 또는 효율화할 수 있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있다.

재정분석이나 사업평가, 비용추계, 경제전망 등 주요 업무에 빅데이터나 AI 기술 등을 접목하면 업무부담은 줄이면서도 더 이른 시간 내에 양질의 보고서나 회답서를 생산·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초기 구상과 검토 단계라 구체적으로 내놓을 업적은 없지만, 국회사무처 등 입법지원조직과의 협조, 자체 간담회와 연구용역 수행 등을 거쳐 정보기술을 활용해 기관 업무를 고도화하는 기반을 마련하려고 한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민 재정에 대한 관심을 파악해 눈높이에 맞는 분석보고서를 생산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재정전문기관이라는 이유로 전문가를 위한 기관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실제 사용 노하우를 확인하기 위해 실사용 기업이나 기관을 벤치마킹하고 연구용역도 추진할 예정이다.

예정처는 심층보고서 외에 통계자료도 많이 낸다. 우리나라 재정상황이 어떤지, 어떤 사업에 어느 정도 돈이 들어가는지 국회 시각에서 내는 자료가 많다. 예정처 통계 홈페이지 등을 활용해 국민이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