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분쟁여파...미 가전시장 中 비중↓ 美·韓 비중↑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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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 현지시장의 한국산 전자제품 수입 비중이 전년 동기보다 커졌다. 중국산 전자제품은 수입량은 크게 줄면서 미중 무역분쟁 직격탄을 맞으면서 중국산 경쟁품목의 가격 경쟁력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의 한국산 가전 수입 비중은 8.42%로 전년 동기보다 약 2%P 증가했다. 수입액은 3억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23.4%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산 가전 수입 비중은 29.35%(11억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7.38%P 빠졌다. 금액 기준으로는 19% 줄었다.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산 전자제품은 거의 모든 품목에서 수입액과 그 비중이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1분기 기준 중국산 반도체 수입액은 6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9.5% 줄었다. 수입 비중은 6.17%로 지난해 1분기보다 5.62%P 떨어졌다. 한국산 반도체는 7억달러(수입 점유율 7.29%) 규모를 수입하며 지난해와 큰 변동이 없었다.

휴대전화 및 무선기기 부품 품목은 미국 내 중국산 수입품의 입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 미국은 올해 1분기 38억달러(약 4조5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휴대전화와 부품을 수입했다. 큰 금액이지만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30.8% 줄었다. 미국의 대중국 제재품목 가운데 휴대전화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미국 거래 제한 조치로 구글 안드로이드 업데이트가 막히는 등 글로벌 스마트폰 사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산 휴대전화와 부품 수입액 역시 30.9% 줄었지만 중국과는 이유가 다르다. 미국 무역제재 때문이 아니라 국내기업 생산거점이 베트남으로 옮겨간 결과여서다. 수입금 역시 4000달러에 불과해 수입액 축소 여파가 미미하다.

현지 소비자 시장에서는 한국산 전자제품 수입 증가 영향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대신 미국 브랜드 약진이 눈에 띈다.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1분기 월풀은 16.3%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점유율이 2.2%P 늘었다.

한국산 전자제품 수입 증가 추세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19.9%로 조사 브랜드 중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전년 동기 대비 0.3%P 늘었다. LG전자는 15.7%로 지난해 1분기 16.5%보다 소폭 줄었다. 생산거점이 세계로 분산된 상황에서 수입 증가 효과가 시장에 가시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한국산 전자제품 수입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분명한 추세”라면서 “중국산 전자제품에는 악재지만 미국과 한국산 전자제품은 지속적으로 혜택을 보게 될 것”고 말했다.

이어 “양국 분쟁이 길어질수록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한국 전자업체 또는 화웨이 납품 국내기업에는 손해가 축적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