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국산화, 다시 시작하자]1999년부터 산업발전전략 추진 불구 핵심 소재 의존도 여전

우리나라 소재부품 산업은 지난해 수출 3162억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6055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정부의 장기적인 소재부품 육성정책도 한몫했다.

정부가 소재부품 사업 육성을 내건 것은 지난 1999년부터다. 당시 산업자원부는 자동차, 전자, 기계 등 3개 업종을 중심으로 '부품산업발전전략'을 내놓았다. 1997년 실적을 토대로 마련한 보고서에는 전자와 자동차 수출은 272억달러에 그쳤다. 부품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했고 기능부품에 대한 설계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영세한 기업들은 연구개발 여력도 거의 없었다. 부품업체를 독자적 생존이 가능한 독립업체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2000년엔 '부품소재산업발전특별법' 제정을 위한 시동을 건다. 특별법에는 3~5년 단위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과 연도별 시행계획 수립과 추진 의무 등을 규정했다. 생산과 수급 등을 위한 기초 통계작성을 법제화했다.

이후 정부의 적극적인 부품소재 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부품소재산업은 9년만에 크게 성장한다. 2012년 지식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부품소재 품목 가운데 세계 일류상품 선정 건수는 2001년 8개 품목 이후 점차 증가해 2010년에 37개 품목으로 증가했다. 또 매출 2000억원 이상, 수출 1억달러 이상 기업도 2004년 155개에서 241개로 성장했다. 주요 부품 국산화율도 디스플레이의 경우, 2003년 56.8%에서 2008년 67.2%, 전지는 65.6%에서 78.4%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0년 대일 부품소재 교역 적자액은 2001년보다 오히려 2.3배 증가한 243억달러로 늘었다. 당시에도 핵심 소재는 선진국 기술의 약 60%에 머물렀다.

대일 무역적자 39.2%가 소재분야에서 발생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 분야 핵심 소재는 대부분 일본에 의존했다.

최근 그 비중은 낮아졌다. 지난해 기준 소재부품 분야에서 일본으로부터 수입은 288억달러로 전 세계 수입 가운데 16.2%를 차지했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ICT) 및 자동차 핵심 소재는 여전히 일본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다.

정부는 소재부품산업 육성 등 제조업 부활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 새롭게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부쳤다. 제조업 허리인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소재·부품특별법'을 개정해 정책 대상을 장비까지 확대하고 100대 핵심소재부품장비 기술 개발에 매년 1조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이달 중 중장기 '소재부품육성전략'도 내놓는다.

산업부 관계자는 “소재부품은 제조업 허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세계 일류 기업을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해 세계 4대 제조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