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미국 R&D 직원 수백명 해고하나?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미국 내 연구개발(R&D) 직원 수백명을 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R&D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화웨이가 미국지사 퓨처웨이(Futurewei) 소속 직원 수백 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블랙리스트 등재'로 인해 기업 활동에 제약이 생긴 데 따른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미국 R&D 직원 수백명 해고하나?

퓨처웨이는 시애틀, 댈러스, 실리콘밸리에 연구실을 두고 있으며 미국 내에서 약 850명을 고용하고 있다. 퓨처웨이는 이동통신과 5G(제5세대 이동통신) 통신망 등과 관련해 많은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텍사스·캘리포니아·워싱턴주 등지에 연구실을 둔 퓨처웨이 직원 수백 명이 직장을 잃을 수 있다면서 정확한 해고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블랙리스트 등재로 인해 화웨이가 미국으로부터 중요한 부품, 소프트웨어를 사들이는 능력에 제한이 생겼다. 화웨이는 지난해 총 11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기술을 사들였다.

WSJ는 “퓨쳐웨이 직원들은 중국 내 화웨이 본사 직원들과 의사소통 하는 데 제약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몇 몇 직원들은 이미 해고 통보를 받았고 추가 감축 계획이 곧 발표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퓨처웨이 직원 가운데 중국인은 본국으로 돌아가는 선택권을 받았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화웨이가 미국 여러 대학의 연구협력 중단 조치를 피해가기 위해 퓨처웨이를 모회사에서 분리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6월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무역전쟁 부분 휴전에 합의하면서 화웨이 일부 품목의 대미 수출 제한이 해제됐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지난주 국가안보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화웨이 품목에 대한 거래를 허용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극적 합의가 모색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빠르면 2주 내 화웨이와 미국 기업간 거래를 재개하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