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성장 '수입차' 물량 공세로 하반기 반등 노린다

잔뜩 움추렸던 수입차 시장이 올해 하반기 공급 물량 확대를 바탕으로 판매 회복에 나선다. 수입차 시장은 재고 물량 부족과 인증 지연 영향으로 올해 들어 줄곧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왔다. 수입차 업계는 하반기부터 물량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반등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에서 고객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전자신문 DB)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에서 고객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전자신문 DB)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이 전년보다 20% 이상 줄어든 가운데 업계가 하반기부터 물량 공급을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상반기 신규 등록 수입 승용차는 10만9310여대로 작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3만3116대로 19.4% 줄었고, BMW는 1만7966대로 48.0% 감소했다.

인증 지연 영향으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아우디(-48.9%)와 폭스바겐(-66.3%)은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고속 성장을 이어가던 재규어(-57.2%), 랜드로버(-33.7%), 포드(-19.8%) 등도 깊은 판매 부진의 늪에 빠졌다.

재규어랜드로버 전시장 내부.
재규어랜드로버 전시장 내부.

수입차 업계는 원활해진 물량을 바탕으로 하반기 반등을 노린다. 배출가스 관련 인증이 WLTP 도입 초기보다 빨라지면서 출시가 미뤄진 신차들이 하반기부터 대거 투입되기 때문이다.

업계 1위 벤츠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QC'를 비롯해 소형차 'A클래스', 중형 SUV 'GLE', 대형 SUV 'G클래스' 등을 내놓는다. 전기차와 소형차, SUV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판매를 늘리겠단 전략이다. BMW는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신차를 출시한다. 최근 '7시리즈'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스포츠카 '8시리즈', 소형차 '1시리즈', 대형 SUV 'X6' 등이 출시를 앞뒀다.

2019년식 아우디 Q7 45 TFSI 콰트로.
2019년식 아우디 Q7 45 TFSI 콰트로.

일부 차종을 제외하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던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하반기부터 다시 물량을 확보해 신차 판매를 재개한다. 아우디는 최근 사전계약에 돌입한 '2019년식 Q7'을 시작으로 하반기 중 신차를 순차 출시해 영업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폭스바겐도 '신형 투아렉' '티록' 등 신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 상승세를 탔던 일본차 업계가 한일관계 경색으로 판매 위축이 우려된다는 점은 수입차 시장 악재다. 상반기 렉서스와 토요타,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일본차 5개 브랜드 상반기 판매량은 2만3480여대로 10.3% 증가했다. 그러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차 업계는 홍보나 마케팅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앞서 닛산은 '신형 알티마' 출시 시점에 맞춰 진행하려던 시승 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닛산 신형 알티마.
닛산 신형 알티마.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물량 확보가 수입차 브랜드별 실적을 갈랐다고 봐도 될 만큼 물량이 판매 실적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최근 새 배출가스 인증 제도가 정착되면서 인증이 속도를 내고 있고, 업계도 본사에 물량 배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판매가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