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반기계 수출 주춤, 현장 살펴야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출을 견인한 반도체 경기가 급격히 꺾이면서 수출은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도체에 이어 수출 2위 품목인 일반기계도 수출이 부진하다는 소식이다. 수출 부진이 주력 품목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까지 일반기계의 누적 수출액은 308억64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했다. 일반기계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500억달러 수출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이어 갔다. 그러나 한 달 만에 누적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된 것은 뼈 아프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수출 호조에도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둔화되고,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여파가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친 탓이다.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되는 일반기계 물량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 가능성이다. 일본은 이달 28일 우리나라를 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무역 관리령 개정안을 시행한다. 공작기계 핵심 부품인 수치제어장치(CNC)로 수출 규제 대상이 확대되면 기계 수출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CNC는 일본 업체인 화낙이 국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했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용 3개 소재의 수출 규제를 시작한 직후부터 다음 목표로 꼽힌 품목이다. 정부도 부랴부랴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 등을 통해 국산화에 나섰지만 일본 제품 대체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 자명하다.

대내외 경제 상황에 따라 수출이 요동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막혀 있는 수출 활로를 뚫고 새로운 시장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할 수는 없다. 일반기계도 수출 현장을 꼼꼼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혹시라도 시험·인증 등 비관세 장벽에 막힌 수출 물량은 없는지 세심히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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