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영이 만난 사람] 한국소프토모티브 이문형 지사장 “RPA 쉽게, 제대로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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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RPA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글로벌뿐만 아니라 국내 시장도 급격히 확산되고 있고 솔루션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그동안 [류지영이 만난 사람]은 대표적인 RPA 솔루션 기업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각 솔루션의 특징과 기업 철학 및 향후 계획 등을 자세히 알아보았다. 그런데 가장 최근 국내 지사를 설립한, 작지만 강한 기술 중심의 회사 소프토모티브를 빼놓을 수 없어서, 국내 시장은 물론 아시아 태평양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한국소프토모티브 이문형 지사장을 한가위를 앞두고 만나보았다.

한국소프토모티브 이문형 지사장
<한국소프토모티브 이문형 지사장>

- 지사장 취임을 축하한다. 소프토모티브는 어떤 회사인가?
▲ 2005년에 설립된 15년 역사의 RPA 소프트웨어 개발사이다. 일찍이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철학자와 알렉산더 같은 리더를 배출한 철학의 본고장 그리이스에서 설립된 회사다. 현재까지 9,000여 고객을 전 세계에 보유하고 있고, 아직 임직원 200명이라는 작은 규모이지만 순수 기술중심의 회사로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지사를 만든 이유는?
▲ 소프토모티브 창업은 그리이스에서 했지만 공식 본사는 영국에 두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지사가 아시아지역의 첫 사무소이며 내가 아시아지역의 첫 직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하던 소프토모티브가 왜 아시아 그것도 한국에 첫 사무소를 만들게 되었을까? 그건 한국에 비즈니스 드라이브 즉, 사업을 펼칠 수 있는 계기와 원동력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52시간 근무제를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한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2017년 어느 날 본사는 한 통의 이메일을 받는다. 한국의 한 은행에서 두 직원을 보낼 테니 RPA 관련 교육을 시켜달라는 요청이었다. 아시아지역 그것도 한국에는 큰 관심이 없던 소프토모티브 본사는 의아하게 생각하며, 요청한 대로 그리스 본사에서 두 직원을 교육시켰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 회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약 260 카피의 소프토모티브 제품을 구매했다. 바로 한국의 KB금융그룹이다. 이후 본사의 담당자가 한국을 방문하였고, 한국 정부의 52시간 가이드라인을 확인하게 되었다. 결국 내가 지금 여기 있는 이유이다.

- RPA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쉽게 생각해보자. 알다시피 RPA는 Robotic Process Automation의 약자이다. 로보틱은 기계적, 즉 정확하고 규칙적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골프를 칠 때 실수가 전혀 없이 모든 홀을 파로 마무리할 때 사람들은 ‘기계적이다’라고 말한다. 프로세스는 경로, 과정을 의미한다. 오토메이션은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기계가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고. 종합해보면, 규칙적인 과정을 기계가 스스로 움직여 처리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대저택의 집사를 예를 들어보면, 손님을 맞이하고, 아침을 준비하며, 옷을 준비하고, 약속을 체크하며, 집안의 온갖 잡다한 일들을 처리한다. 그런데 이 집사가 내 데스크톱 속에서 일한다고 상상해보라.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가? 그 데스크톱의 집사는 문서를 작성하고 첨부하여 이메일로 발송하고, 웹서치 결과를 엑셀이나 워드에 저장해주며, 매일 입력되는 여러 지점의 매출데이터를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주고, 문서 자료를 읽어 필요한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준다. 그 시간 나는 퇴근하여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이 데스크톱 속의 집사가 바로 RPA이다.

나아가 공장자동화가 블루컬러의 자유와 재배치를 이루었다면 RPA는 화이트컬러에게 자유를 줄 것이라고 믿는다. 인간이 산업혁명 이후 대량 생산을 위해 만든 공정들을 자동화 혁명으로 인공지능과 시스템에 맡기고, 인간은 원래 해야 했던 일들, 또 인공지능과 시스템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것이 RPA의 철학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런 확신과 철학이 소포토모티브의 솔루션에 녹아 있다고 생각한다.

RPA 진행과정 5단계 / 제공=소프토모티브
<RPA 진행과정 5단계 / 제공=소프토모티브>

- RPA를 도입하는 주요 계기와 진행 과정 및 소요 기간은?
▲ 기업은 그간 업무의 개선과 효율화, 업무자동화란 주제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을 도입했다. 하드웨어 성능이 좋아지고 인공지능 개념이 보편화되면서 BPM 관련 실행 방안의 하나로 RPA가 대두되었다. 특히 한국은 52시간 근무 규정이 만들어지면서 야간과 주말 근무 등을 대체할 대안의 하나로 RPA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CEO 레벨에서 인력절감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초기에 확산되었고, 실무 선에서는 힘들고 귀찮은 야간, 주말 작업을 대신해 줄 수 있다는 입소문이 전파되었다. 실제로 2~3 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 정량적으로 시간, 속도, 처리량 등의 효과를 수치화 할 수 있는 부분도 RPA 도입의 긍정적인 요소이다.   

RPA의 진행과정은 대개 5단계 정도로 나뉜다. 가장 먼저 각 부서 업무 담당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As-Is) 업무 상세내용을 받고 필요 시 업무수행을 동영상으로 기록한다(2~3주 소요). 두 번째, RPA 구현 가능성을 판단하고 설계서를 작성한다(2~3주 소요). 세 번째, 실제 개발단계이며 대상 업무와 RPA 기능의 매핑작업을 수행한다(6~8주 소요). 네 번째, 내부 테스트 및 통합 테스트 단계이다(2~3주 소요). 마지막 다섯 번째로 배포 단계이다. 운영자 및 개발자 매뉴얼을 작성하고 배포한다. 평균 20개 정도의 업무기준에 3~4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볼 수 있다.

프로세스로봇 주요 컴포넌트와 작동 개요 / 제공=소프토모티브
<프로세스로봇 주요 컴포넌트와 작동 개요 / 제공=소프토모티브>

- 소프토모티브 RPA의 강점과 한국 시장을 위한 정책은?
▲ 첫 번째, 데스크톱 기반의 RDA 제품인 윈오토메이션(Winautomation)과 서버기반의 제품인 프로세스로봇(Processrobot) 두 가지의 제품 구성으로 사용자가 업무와 규모에 알맞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들 수 있다. 윈오토메이션을 통해 RPA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경우, 기존 서버 중심의 RPA 프로젝에 비해 최대 1/10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다. 서버 제품인 프로세스로봇 또한 한국 시장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안하고 있다. 세 번째, 베스트 오브 브리드(Best of Breed) 전략으로 엔진은 가볍게 가면서 업계 최고의 솔루션들과의 연동을 강화하고 있다. AI 기반 인식솔루션, 워크플로우, 인증 보안 등 각 분야를 추가해가면서 사용자가 편하게 선택 할 수 있도록 했다. 네 번째, 유연한 한국 시장 정책이다. 소규모 기술중심의 글로벌 기업이다 보니 한국 시장의 비중이 높고 따라서 여러 정책을 유연하게 한국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가고자 한다. 한국시장에만 존재하는 구매정책이나 기술요건 등을 만들어갈 것이다.

- RPA를 통해 업무를 처리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 RPA는 사람이 하는 기계적 행위(마우스 클릭, Copy & Paste, 검색 등)를 소프트웨어 로봇이 대신 수행하게 하는 것이다. 전기만 공급되면 예외 사항이 없는 규칙적인 업무인 경우, 로봇이 365일 쉬지 않고 일할 수 있다. 단순하면서 반복적인 업무에 사람은 지치기 쉽지만, RPA는 지시된 규칙에 따라 정확히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한다. 다만 인지능력은 미흡한 수준이다. 예들 들어 웹에 접속했는데 예상하지 않던 팝업창이 뜨게 되면, 사람은 즉시 상황을 인지하고 삭제하지만 RPA는 당황하여 정지하게 된다.  

또한 모든 패스워드를 알고 있는 사람의 역할을 대신할 경우, 특히 보안에 더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 혹시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검색을 할 때는 업무 처리의 종료를 모르기 때문에 일정 범위를 정해주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TMI(Too much information) 즉 과다한 정보를 검색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동일한 부서에서 어떤 프로세스를 만들어 동료 간에 공유하는 경우, 개인의 업무 프로세스를 평가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 RPA 적용 범위와 대상은?
▲ 사람이 데스크톱으로 처리하는 모든 업무가 대상이 된다. 특히 노동 집약적 반복 업무, 대량의 데이터 처리, 정해진 규칙 기반의 업무가 주 대상이다. 반면 대상이 되기 어려운 업무는, 예외 사항이 많은 일, 지나치게 복잡도가 높은 업무, 비정형데이터를 많이 다루는 업무, OCR의 정확도가 필수적인 업무 등이다. RPA 도입 초기에는 문서의 자동화 업무가 많은 금융권에서 각광을 받았으나, 점차 웹에서의 업무처리, ERP 연동, 인사/회계시스템 연동 등으로 범위가 넓어지면서 제조, 서비스, 유통, 공공에까지 확산되는 추세이다.

그러나 당분간은 규칙적이고 정형화된 업무에 우선 적용될 것이라고 본다. 현재 파일롯 단계에서 전체 업무의 10% 정도가 적용됐다면, 올해 말부터 전사 확대 적용 사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주목할만한 것은 스마트팩토리 플랫폼과 RPA, 블록체인과 RPA, 데이터시각화 툴과 RPA 등 기존 레거시 애플리케이션들과 RPA와의 연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RPA가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의 시너지를 창출하며, 자동화 영역을 폭발적으로 넓혀갈 것으로 본다.

- RPA를 관심 있게 바라보는 분들을 위해서 조언을 한다면?
▲ RPA가 가지고 있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RPA는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제 두 가지 정도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고려해야 할 때라고 본다. 첫째, 구축 방법론이다. 지금까지 빅뱅 또는 서버 환경 중심으로만 검토하고 파일롯을 적용했다면 이제는 ‘스타트 스몰(Start Small)’ 구축 방법론을 검토해 볼 차례이다. 데스크톱 중심의 개별 프로세스들을 모아 전체 프로세스를 적용하는 스타트 스몰 방법론은, 적은 비용으로 위험을 줄이고 신속하게 원하는 바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B금융그룹 등이 주요 사례이다. 실제로 현재 RPA 대상의 70%는 데스크톱 내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통계로 증명되었다. 대상은 데스크톱에 있는데 굳이 서버 중심으로 구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두 번째, 비용 문제이다. 지난 2년간 파일럿 프로젝트도 건당 몇억 원의 비용을 지불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때 적용한 업무는 전체의 10%도 안 된다고 한다. 10%에 몇억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면, 나머지 90%에는 몇 십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 스몰 구축 방법론을 권하고 싶은 이유가 이것이다. 먼저 데스크톱에서부터 RPA를 적용하고, 차차 관리와 통제를 위하여 서버급에 RPA를 적용하는 스마트 스몰 방법론은, 최대 1/10의 가격으로 RPA를 적용해 볼 수 있는 방안이다.   

- RPA 솔루션의 성능과 사용자의 역량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가?
▲ 굳이 하나를 선택하라면 나는 사용자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솔루션 간의 차별성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성공적인 RPA 프로젝트를 위해 더 중요한 부분은 수행사의 경험과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수행사에게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요소는 사용자의 업무에 대한 노하우이다. 경험상 현업 사용자가 적극 프로젝에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하며 의지를 보일 때 RPA 본연의 효과가 발휘된다. 결코 솔루션이나 개발사에 의탁해서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다. 업무에 정통한 담당자가 RPA 솔루션을 이해하고 나면, 모두가 생각 못했던 곳에서 RPA의 힘을 발휘될 것이다.  

RPA는 결국 직원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직원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전문화 할 수 있는 도구이다. IT 제품이지만 사용자에 따라 열배, 백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 내 기업환경에 맞는 합리적인 구축방안과 제품으로 하루빨리 RPA의 세계에 빠져보기를 권한다.

 류지영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thank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