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7주년:SW 신흥강국 신남방을 찾아서] 기회의 땅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구간 차량 2부제 등을 실시하지만 교통인프라 낙후 등으로 해결이 쉽지 않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구간 차량 2부제 등을 실시하지만 교통인프라 낙후 등으로 해결이 쉽지 않다.

IT산업과 거리가 먼 '인도네시아'가 신흥 경제국으로 각광 받는다. 2억7000만명에 달하는 인구, 5%가 넘는 경제성장률, 낮은 임금체계 등 수많은 해외기업은 향후 미래를 인도네시아에 건다.

인도네시아는 과거 20년 전부터 '기회의 땅'으로 불리며 많은 한국인이 진출했다. 그러나 이들 노력은 이렇다 할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현지의 낙후된 인프라, 통신 환경뿐 아니라 이슬람 문화권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인도네시아는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있다. 2014년 조코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부임 후 1차 산업, 수입 위주 경제에서 탈피해 수출, 스타트업 육성에 나섰다. 올해 재선 성공이 확실시 되면서 경제 드라이브 정책은 다시 한 번 탄력 받을 전망이다.

한국에 대한 높은 호감도도 긍정신호다. K팝, K푸드 등 길거리 어디서나 한국 음식점 등을 마주하기 쉬우며 현지 젊은이들의 한국 호감도도 높다.

국내 소프트웨어(SW)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자카르타로 향했다.

자카르타 시내 어디서나 고젝을 이용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고젝은 사람운송, 음식배달, 심부름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자카르타 시내 어디서나 고젝을 이용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고젝은 사람운송, 음식배달, 심부름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영림원은 인도네시아의 폭발적인 시장 잠재력, 중산층 증가 등 유통채널 확대에서 시장 기회를 찾았다. 유통 채널 확대 등 관리영역 증가는 기존 엑셀 등으로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용 SW 수요에서 미래를 찾았다. 단순히 한국 SW 우수성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대신 '현지화'에 방점을 찍었다.

권오철 영림원 자카르타 사무소장은 “인도네시아는 최근 폭발적으로 소비재, 식자재 등 먹을 것을 중심으로 유통채널이 늘어나고 있어 ERP 등에 대한 수요도 동시 증가할 것”이라면서 “클라우드 ERP를 중심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현지 인프라에 최적화한 자체 SW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우수한 SW라 할지라도 현지 문화와 관습에 맞지 않는다면 소용없다”면서 “영림원 SaaS ERP와 모바일 ERP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바일 전용 인젠벤토리 ERP 버전과 클라우드 SaaS ERP 투 트랙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넘어야 할 장벽도 많다. 빠르게 증가하는 스타트업 등 ICT 산업 발전과 달리 여전히 현지 IT 숙련노동자를 찾기 어렵다. 낮은 PC 보급률, 경직된 노동법, 부패한 공무원 등 유·무형 한계도 여전히 드러난다.

일본, 미국, 베트남 등 이미 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나라와 달리 기업의 현지 진출 정보를 얻을 창구도 많지 않다. 이미 진출한 대기업에 주요 정보를 기대기도 한다.

박정훈 코비 대표는 “인도네시아는 현지에서 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현실적인 정보를 얻을 길이 많지 않다”면서 “노동법, 할랄식품 인증 절차 등 현지 난립한 컨설팅 업체가 아닌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 통신장비, SW 등을 유통하는 천상연 안따라네트웍스 대표는 “인도네시아 최저임금은 394만루피아(33만4000원)으로 상당히 낮아 비용에 따른 IT도입은 아직 많이 더딘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히 한국에서 갖고 있는 자부심을 갖고 인도네시아를 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배운다는 마음으로 현지 진출을 타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어디서나 공유오피스를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자카르타 코하이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어디서나 공유오피스를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자카르타 코하이브.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